인력 충원을 요구하며 투쟁하는 철도 구로 기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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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노조 구로승무지부 노동자들이 지난 10월 4일부터 인력 확충과 휴일 보장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이들은 수도권 전철 1호선 구간을 운행하는 전동차 기관사들이다. 최근 사측의 연차 휴가 불허 조처에 맞서 안전운행 지키기(열차 시간과 간격 등을 규정대로 운행)와 휴일 근무 거부 등 항의 투쟁을 벌이고 있다. 이것은 열차가 20분씩 지연되는 태업 효과를 내고 있다.
이들은 기관사가 다른 곳으로 전출을 가거나 퇴직을 해도 인원을 보충해 주지 않아 시간외 근무나 휴일 근무로 힘들게 일해 왔다. 배정수 철도노조 구로승무지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열차는 펑크를 낼 수 없거든요. 무조건 누군가는 타서 운행해야 하죠. 그러니 [부족한 인력을 대신해] 기존의 노동자들이 휴일 근무를 하게 되는 거죠. 노동자들이 피곤하니까 계속해서 연차를 쓸 수 밖에 없어요. 그런데 사측은 아무런 조치 없이 노동자들에게 응당 협조해야 한다면서 연가를 내주지 않았어요.”
철도공사 사측이 지난 6월의 퇴직 인력을 보충해 주지 않아 최근 몇 달 연가를 내주지 않는 비율이 많아졌다. 지난 9월에만 노동자들이 신청한 연차의 절반 이상이 거부됐다. 이 때문에 그동안 쌓였던 노동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온 것이다. 이 곳은 입사한 지 얼마 안된 신규 청년 노동자들이 많은데 인력 확충을 위한 투쟁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배정수 지부장은 이렇게 말한다.
“1호선이 승객도 많고 정차역도 많아 일이 빡세죠. 운전해야 할 차량 종류도 많아서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아요. 일은 많은 반면 1인 승무 수당도 없어서 보상은 형편없고 부족한 자리를 채워주지 않으니, 누구나 다른 곳으로 빠져 나갈 궁리를 해요. 여기는 노동자들이 기피하는 곳이 됐어요.
“사측에 부족한 인력 충원을 모두 채워달라고 요구했죠.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어 예년보다 신규 인력을 충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인력 충원 투쟁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되겠다고 판단한 거예요.”
현재 철도는 단지 기관사들뿐 아니라 모든 직종의 노동자들이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그런데도 윤석열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민영화, 임금 억제,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최근 철도공사도 인력 감축 계획을 내놨다. 부족한 인력을 대폭 충원하기는커녕 경제 위기와 적자의 책임을 노동자들에게 떠넘기는 것이다.
철도공사 사측은 이곳에 신규 인력을 충원할 계획이라지만, “올 하반기에 신규 채용 공고를 내면 실제로 현장에 인력이 충원되는 건 내년 말이나 돼야 가능하다.”(배정수 철도노조 구로승무지부장) 1년 동안 꾹 참고 고통을 감내하라는 것이다.
철도노조 구로승무지부 노동자들의 투쟁은 정부와 사측의 구조조정과 인력 감축 계획에 맞선 저항의 일부이다. 인력 감축과 민영화는 노동자의 건강과 노동조건을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다. 기관사들의 충분한 휴식은 열차와 승객의 안전에 영향을 미친다.
철도노조 구로승무지부는 10월 11일에 인력 충원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포함해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계획이다. 수도권 전철 1호선을 함께 운행하는 다른 철도 기관사 지부도 이들의 투쟁에 연대할 계획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