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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 차량 정비 민영화 위험

국토부가 앞으로 도입할 일부 최신 고속차량의 정비 업무를 민간 기업인 차량 제작사에 일괄 또는 부분적으로 맡기려 한다(민영화). 그간 철도 차량 정비는 코레일(철도공사)이 대부분 담당해 왔다.

올해 1월에 차량 바퀴 파손으로 영동터널에서 KTX 탈선 사고가 일어나자, 국토부는 안전 대책이랍시고 차량의 유지‍·‍보수 업무를 차량을 제작하는 민간 기업에 맡기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고를 핑계로 민영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철도 민영화법에 반대하며 민주당사 앞에서 시위 중인 철도노조 조합원들 ⓒ출처 전국철도노조

국토부는 차량 제작과 정비를 일원화하면 안전이 강화될 것이라고 호도한다.

그러나 차량의 운영(코레일)과 정비(민간 기업)가 분리되면 사고나 중대 결함에 대처하기가 더 어려워진다. 더구나 지금도 차량 제작에서 결함이 상당히 발견되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우선인 민간 기업이 정비까지 맡게 되면 차량 결함이 은폐될 우려는 더욱 커진다.

서울도시철도 9호선 차량 정비를 맡고 있는 민간 기업인 메인트란스(현대로템의 자회사) 사례만 봐도 그렇다.

메인트란스노조에 따르면, 정비 업무만 하는 메인트란스는 차량에 사고나 중대 결함이 발생해도 제대로 된 원인 규명과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또, 비용 절감을 위해 소모 부품의 교환 주기를 연장해 정비 품질도 떨어졌다고 한다. 메인트란스노조는 운영사와 정비사를 통합해 직영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철도 안전 위협

물론 그간 국토부와 코레일이 추진해 온 것도 문제가 많았다.

필요한 인력과 예산을 충분히 투입하지 않아서 차량 정비 노동자들은 심각한 인력 부족에 시달려 왔다. 또, 국토부는 차량을 원래 상태대로 사용할 수 있는 기간(내구연한), 즉 설비 수명에 대한 규정을 없애 버렸고, 최저입찰제로 경쟁을 유도해 안전 투자를 줄여 왔다. 이번 최신 고속차량의 정비 민영화도 최저입찰제로 민간 기업에 위탁하는 방식이다.

그런데 민영화는 이런 문제를 더욱 악화시킬 것이다. 이를 통해 정부는 당장의 비용을 절감하고, 민간 기업들의 수익성을 보장해 주려고 한다. 철도 차량은 제작뿐 아니라 유지‍·‍보수 비용도 만만찮게 들기 때문이다.

또, 민영화는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을 공격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철도 효율화’라는 명목으로 노동자들은 민간 기업과 끊임없이 비교당하고 경쟁하면서, 노동조건 악화와 인력 구조조정 압박에 시달릴 것이다.

이에 맞서 10월 11일 전국의 철도 차량 노동자들이 국토부 앞에서 집회를 연다. 차량 노동자들이 독자적으로 집회를 여는 것은 10년여 만이라고 한다. 그만큼 노동자들의 분노와 항의 목소리가 적지 않음을 보여 준다.

민영화 저지 투쟁은 철도 안전과 노동자들의 조건을 지키는 투쟁이다. 철도 차량 노동자들의 투쟁에 지지를 보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