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 사회주의자가 살펴본 총선 결과:
군부에 한 방 먹였지만 자유주의 정당들은 대안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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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5일 타이 총선 결과는 군부에게 굴욕을 안겨 줬다. 군부는 민주적으로 선출된 정부를 2014년 쿠데타로 전복한 이래 줄곧 타이를 지배해 왔다. 형식적으로는 2019년에 권력을 민간에 이양했다지만 말이다.
놀랍게도, 자유주의 정당 전진당이 151석을 얻어 1위를 했다. 전진당과 탁신 친나왓의 정당 프어타이당(2014년에 쿠데타로 전복된 연립정부를 이끌었다) 두 반(反)군부 정당이 하원 500석 중 292석을 차지했다.
두 친(親)군부 정당의 하원 의석은 76석에 불과하다. 하지만 선거의 최종 결과는 전혀 확실하지 않다. 군부에게는 자신들이 지명하는 상원의원 250명이 있다.
총리는 상·하원 의원들이 함께 선출한다. 군부는 이 제도를 비롯해 자신이 도입한 다른 법들을 이용해 민주적 절차를 주저앉힐 수 있다.
몇몇 논평가들은 전진당을 “극단적”이고 “급진적”이라고 묘사하지만, 전진당은 친기업 정당이다. 전진당은 노동운동 일부를 포섭하려 한다. 또, 군 개혁이나 “복지 국가” 건설을 말해 왔지만 그 내용은 모호하다.
전진당과 프어타이당은 친기업·친시장 정책을 선호한다. 예컨대 이들은 민영 의료를 혁파하고 국민 보건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 전혀 없다.
2020년에 거리에서 분출한 반독재 민주주의 대중 운동은 엄청난 탄압으로 패배했다. 그 에너지가 전진당에 대한 투표로 돌아갔다.
전진당이 정부를 구성하게 되더라도 프어타이당의 보수주의에 발목을 잡힐 것이다. 그리고 전진당 총리 후보는 영업을 중단한 한 방송사의 주식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는 이유로 자격이 박탈될 수도 있다.[타이에서는 언론사 주식을 보유한 사람이 총선에 입후보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돼 있다 ─ 역자.] 이전에도 군부가 지명한 법관들이 반(反)군부 정당들을 해산시키고 몇몇 정치인들의 의원 자격을 박탈한 적이 있다.
전진당과 프어타이당 모두 악법 “국왕모독죄”를 폐지하는 초보적 민주주의 과제조차 공약하지 않는다. 군부와 반동 세력은 군주제 비판을 일체 단속하는 그 법을 이용해 그들 자신과 권위주의적 정책들을 방어해 왔다.
그 법 때문에 많은 민주주의 활동가들이 수없이 기소돼 감옥에 갇히거나 해외로 망명했다. 그러나 어느 주류 정당도 정치수의 즉각 석방을 공약하지 않는다.
이번 선거는 수많은 타이인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공해와 대기 오염 사태도 전혀 해결하지 못할 것이다. 어떤 정당도 자가용을 과감하게 줄이고 전기 대중 교통으로 전환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지 않는다.
이들은 산불을 줄일 실질적 조처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산불도 대기에 연기와 먼지를 배출하는데 말이다.
대기 오염은 기후 변화 문제와 연결돼 있다. 하지만 어느 주류 정당도 화석 연료에서 탈피하고 재생에너지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공약하지 않는다. 그런 조처들에 필요한 재정은 군 예산을 줄이고, 왕가의 사치에 쓰이는 돈을 환수해서 마련할 수 있다.
자유시장주의 정당들은 저임금과 장시간 노동, 노동조합 권리가 제대로 인정되지 않는 상황을 타개할 해법을 전혀 제시하지 않는다. 그들은 농촌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거나 임신중지권을 인정하지도 않을 것이고, 파타니 지방의 말레이족 무슬림들을 상대로 전쟁과 탄압을 일삼는 타이 국가의 노선과 결별하지도 않을 것이다.
이번 선거 결과는 환영해야 마땅하다. 그러나 또 다른 쿠데타를 막고 진정한 변화를 쟁취할 유일한 길은 청년들과 조직 노동계급의 민주주의 대중 운동을 재건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