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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신대학교, 우즈베키스탄 유학생들 강제 출국:
돈벌이에 눈멀어 정부의 이주자 단속반 구실 하다

한신대학교가 부설 한국어학당에 다니던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 22명을 강제 출국시키는 만행을 저질렀다. 이른바 ‘진보 대학’이라는 이미지와 달리 인권 유린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12월 12일 자 〈한겨레〉 단독 보도를 보면, 경기도 오산시에 있는 한신대 한국어학당에서 공부하던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23명은 지난 11월 27일 오전 ‘외국인등록증 수령을 위해 출입국관리사무소에 가야 한다’는 학교 당국의 말을 듣고 버스에 올랐다.

그런데 버스는 도중에 사설 경비업체 직원들을 태운 뒤 곧장 인천공항으로 향했다. 공항에 도착하자 교직원과 경비업체 직원들은 건강 문제를 호소한 1명을 제외한 22명을 미리 예매해 둔 우즈베키스탄행 비행기에 태워 보냈다.

〈한겨레〉는 버스 안에서 해당 유학생이 촬영한 영상도 공개했다. 영상에서, 교직원은 이렇게 말한다.

“여러분들과 이제 상의해서 인천공항으로 가서 미리 나갈[출국할] 거예요. 그래서 3개월 뒤에 여러분들이 통장 잔고를 채워서 다시 들어와야 돼요.

“만약 이걸 어기면 그냥 출입국관리소에 가서 감옥에 있다가 강제 출국을 당해요. 다시는 대한민국에 못 들어와요. … 지금부터는 핸드폰을 다 수거합니다.”

경비업체 직원들이 탄 버스에 사실상 감금된 채 이런 협박을 들은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들은 큰 두려움을 느꼈을 것이다.

결국 유학생들은 기숙사의 짐도 챙기지 못한 채 우즈베키스탄으로 돌아가야 했다.

심지어 한신대 당국은 유학생들에게 ‘본인 동의로 출국했음’을 인정하는 서약서에 서명해야 남은 등록금 등을 환불하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이주민 통제

이런 일이 벌어진 배경에는 유학생 유치를 통한 돈벌이에 눈먼 대학 당국과, 이주민 유입을 확대하면서 통제도 강화하는 정부 정책이 있다.

대학들은 더 많은 수익을 올리려고 학위 과정과 어학 연수 유학생 유치를 늘려 왔다. 규제를 받지 않는 유학생 등록금을 계속 인상해 온 것만 봐도 대학들이 유학생을 돈벌이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유학생의 일부가 미등록 체류자가 되거나 생활비와 학비를 벌기 위해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취업하자, 정부는 몇 해 전부터 대학들에 이를 막으라고 요구했다.

그 수단의 하나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제도’다. 인증을 받을 수 있는 주요 기준의 하나가 소속 유학생의 미등록 체류율이다. 인증을 받은 대학에는 유학생 비자 발급 절차 간소화 등 혜택을 주고, 인증을 받지 못한 대학은 유학생 비자 발급을 제한하는 것이다.

그러자 대학들은 미등록 체류자 단속반 구실에 나서기 시작했다. 지난해 5월 전주의 한 대학 당국은 잠적한 어학연수생을 사람을 시켜 붙잡아 온 뒤 감시 인원을 붙여 감금하고, 휴대전화와 외국인등록증을 압수하는 짓을 했다.

또, 정부는 어학연수생에게 1000만 원의 은행 잔고 증명서를 요구한다. 가난한 학생들을 잠재적 미등록 체류자 취급(차별)하며 배움의 기회도 제약하는 것이다.

한신대는 2021년까지 교육국제화역량 인증 대학에 선정됐다가 지난해에는 어학연수 과정이, 올해는 학위 과정이 인증을 받지 못해 유학생 유치에 제한을 받았다. 인증 대학에 다시 선정돼 내년 유학생 유치를 늘리려고 우즈베키스탄인 유학생들을 속여 가며 강제 출국시킨 것으로 의심된다.

한신대 학생들은 학교 당국의 만행에 항의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유학생 강제 출국에 분노한 한신대생들’을 구성해, 강성영 한신대 총장의 공식 사과와 피해 유학생들에 대한 구제책 마련 등을 요구하는 연서명을 받고 있다.

한신대 당국과 정부는 강제 출국당한 유학생들에게 적절한 구제 조처를 취해야 한다. 또한 미등록 체류를 막겠다며 벌이는 유학생 통제 정책들을 중단해야 한다.

‘진보’ 이미지와 달리 보수적으로 학교를 운영해 온 한신대 당국

한신대 신학대학이 독재 정권 시절 권력에 맞서는 목소리를 대변하는 양심의 아성이었던 까닭에 한신대는 진보적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있다. 지금도 한신대 당국은 스스로 “진보대학”을 표방하고 있지만 그 말이 무색해진 지는 오래다.

한신대가 종합대학이 된 1980년 이후, 신학대가 아닌 일반 단과대 차별, 학내 복지 부족, 이사회 비리 문제 등으로 투쟁이 벌어졌다. 이 투쟁 과정에서 1987년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들인 김수행 교수와 정운영 교수가 해임됐다.

4대 총장 선출 과정에서 몇몇 이사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후보를 자진 사퇴했던 채수일 교수는 이후 5·6대 총장으로 선임됐다. 이사회는 민주적 절차를 무시하고 채 총장 연임을 강행해 다시 문제를 낳았다.

법인이자 설립자인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는 자신이 책임져야 할 사학연금을 8년(2005~2012년)이나 학생 등록금으로 60억 원을 지급했다.

학교 당국은 정원 감축, 학과 통폐합 등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에도 적극 나서 왔다. 이 때문에 대학 구조조정에 반대하는 학내 투쟁이 여러 차례 벌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