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들도 세계를 약탈하는 강도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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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월 2일 무장한 인도 오리사 주 정부군이 강제 이주에 항의하는 시위대에 발포해 12명이 죽고 30여 명이 부상당하는 참극이 벌어졌다. 1천여 명의 시위대는 주 정부가 해외 투자를 유치해 대규모 제철소 단지를 건설하면서 아무 대책 없이 현지 주민들을 내쫓은 것에 항의하고 있었다. 끔찍하게도 주 정부군은 최루탄과 섬광탄에 놀란 주민들이 도망가자 등 뒤에서 총을 쐈고 며칠 뒤 가족들에게 인계된 시체들은 손이 잘려 나가고 없었다.
오리사는 인도 철광 생산량의 32.9퍼센트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광물이 매장된 지역으로 1990년대 이래 수많은 거대 제철소와 제련소가 값싼 자원을 노리고 들어선 곳이다.
주 정부는 기업들에게 좀더
현지 주민들과 많은 인도인들은 이 지역 최대의 외국인 직접투자자인 한국 기업 포스코를 특히 못마땅해하고 있다. 포스코 때문에 대대로 살아온 집과 농지를 강제로 뺏기게 됐을 뿐 아니라 주 정부가 체결한 계약 조건에 따라 포스코가 인도의 철광 수백만 톤을 국외, 즉 한국으로 빼돌릴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포스코의 이사 정태현은 사건 당일
한국 기업의 해외 투자는 일찍이 2002년에 총 2천4백4건, 50억 달러에 달했다.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가 전체의 절반을 넘고 북미와 유럽 투자가 나머지 절반을 차지한다.
그러나 한국에 투자한 외국 기업들과 투자자들이 그렇듯 한국 기업들도 현지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는커녕 초착취와 환경 파괴 등으로 현지인들의 반감을 일으키고 있다.
대우건설은 버마
한국전력공사는 필리핀 빠나이 섬 일로일로시와 세부 섬에 석탄화력발전소를 건설할 계획을 추진하면서, 대규모 대기오염과 해양오염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묵살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990년대 초반부터 중국, 루마니아 등에 핵발전 기술과 기자재를 수출하고 현지 핵발전소 건설에도 참여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최대의 합판 제작기업인 한국 기업 코린도는 열대우림을 무분별하게 파괴하고 있을 뿐 아니라, 광산 개발로 인한 환경오염과 인권침해가 끊이지 않고 있다.
삼성SDI는 지난해 연말에 독일 베를린의 컬러 TV 브라운관 생산 공장을 폐쇄해 1천여 명의 노동자들이 길거리에 나앉게 만들었다.
2004년에만 이 공장에서 2천6백만 유로의 이익을 낸 삼성SDI는 독일 노동자들의 처지는 아랑곳하지 않고 낮은 임금을 찾아 헝가리로 이전했다. 소버린이나 론스타가 한국에서 한 짓처럼 삼성SDI도 1993년에 현지 기업 WP를 거의 무상으로 인수하고 3천만 유로의 국고보조금을 받았었다.
상대적으로 규모는 작지만 한국계 중소기업들의 만행도 만만치 않다.
필리핀 까비떼에서 월마트에 스웨터와 여성용 블라우스를 납품하던 천지인터내셔널은 노동자들의 퇴직금과 사회보험료를 떼먹고 폐업하려다가 노동자들이 재고 물품 반출을 막고 농성을 벌이자 경제구역청 경찰과 보안업체 경비원들을 동원해 노동자들을 두들겨팼다.
사모아 타푸나에서 의류 생산을 하던 대우사는 노동자들을 초착취하고 감금, 폭행, 인신매매, 협박한 혐의와 공금횡령으로 사장이 징역 40년의 중형을 받았다.
해외, 즉 한국으로 이익금을 빼돌리면서 현지 노동자들의 임금을 체불하다가 폐업하고 도주하는 사례는 중국, 베트남, 스리랑카, 인도네시아 등지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들리는 소식일 뿐이다.
이런 것이 그저 일부 부도덕한 사장들의 문제가 아니라는 점은 인도네시아 주재 한국대사 이선진의 말을 들어 보면 잘 알 수 있다.
한국 노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