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라파흐 지상군 투입 규탄 긴급 기자회견:
5월 11일 토요일에 집중 행동을 하기로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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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이 휴전안을 거부하고 세계 최대의 난민촌이 된 가자지구 최남단 라파흐에 탱크를 진입시키며 사실상 지상군 투입을 시작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은 5월 7일(화) 오후 1시 서울 광화문역 인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이를 규탄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일 아침 라파흐 지상군 투입 소식이 외신을 통해 전해지자마자 긴급하게 조직된 기자회견이었음에도, 40여 명의 사람들이 신속히 모여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이집트인을 비롯한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과 국내 활동가들이 함께 했다. 참가자들은 비를 맞으면서도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첫 번째 순서로 가자지구 라파흐에 가족이 있는 재한 팔레스타인 유학생 마리암 씨가 보내온 메시지가 낭독됐다.
“이스라엘 점령군은 라파흐 지역이 안전한 지역이라고 거짓말을 하며 100만 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 점령군은 라파흐를 미친듯이 침략하고, 공격하고 있습니다.
“라파흐에는 제 가족이 있습니다. 제 가족에 따르면 폭격은 단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고 합니다.
“역사는 이들의 행동을 절대 용서치 않고 기록할 것임을 잊지 맙시다. 가자지구에서 벌어지는 잔악 행위를 종식시키고, 역사의 선한 기록에 이름을 남길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
최규진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인권위원장은 지난 7개월간의 전쟁이 낳은 라파흐 지역의 참혹한 인도주의 위기 현실을 고발하며, 지상군 투입이 이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 지적했다. 울릉도 면적만 한 넓이의 라파흐에 피난민 약 150만 명이 텐트 생활을 하고 있다.
“라파흐는 원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사는 곳이 아닙니다. 원래의 3~4배가 넘는 사람들이 갑자기 몰렸기 때문에 식량이 모자라고, 전염병이 돌고, 구호가 절실한 곳입니다. 이들에게 당장 식량과 의약품을 전달해도 모자랄 판에 이스라엘은 오늘 이곳에 지상군을 투입했습니다. 가자지구 사람들에게 남은 유일한 삶의 공간이 지옥으로 변할 위기에 놓여 있는 것입니다.
“이제 우리가 해야 할 것은 바로 미국의 대학생들과 함께 연대하고 행동하는 것입니다. 이 반전 시위로 인해 미국 정부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 정부가 압박을 받고 있습니다.
“우리도 이들처럼 더 크고 강력한 시위를 조직합시다. 그것만이 이스라엘의 지상군을 철수시키고 라파흐에 있는 사람들의 생명을 구할 수 있습니다.”
윤지영 나눔문화 연구원은 이스라엘이 라파흐에 소개령을 내린 지 단 하루 만에 군사 공격을 시작했다고 성토했다. 또한 중재자를 자처하는 미국 정부의 위선을 꼬집었다.
“이스라엘군이 지상군 투입을 강행한 이유는 무엇입니까? 우리는 모두 알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의 목적은 팔레스타인 민족 전멸과 완전 점령입니다.
“우리가 또한 기억해야 하는 것은 휴전 협상의 중재를 자처하고 있는 미국이 이번 라파흐 공격의 가장 큰 배후이자 공범이라는 사실입니다.
“지금 미국 전역의 대학에서 체포와 연행, 퇴학을 감수하며 팔레스타인 지지 시위를 벌이고 있는 미국 대학생들의 핵심 요구가 이번 전쟁의 진실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그 요구란 바로 이스라엘에 대한 무기 지원 철회, 그리고 이스라엘 기업에 대한 투자 철회입니다.”
김영익 노동자연대 활동가는 이스라엘의 인종청소 의지를 폭로하며, 라파흐 침공에 반대하는 저항의 불씨를 계속해서 이어나가자고 힘주어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휴전 협상 내내 라파흐 침공 의지를 꺾지 않았고, 네타냐후는 휴전 성사와 무관하게 반드시 라파흐로 간다고 거듭 말해왔습니다.
“이스라엘의 만행은 이미 저항에 부딪혀 왔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현지 저항이 가자에서 7개월 넘게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미국 대학생들의 점거가 전 세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고무시키고 있고, 대학생 점거가 프랑스나 다른 나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오히려 라파흐 침공 강행은 팔레스타인에서, 그리고 전 세계에서 새롭고 더 거대한 저항의 불씨를 낳는 일이 될 것입니다.”
팔레스타인 연대를 위해 활동해 온 이집트인 카말 씨는 팔레스타인이 독립될 때까지 계속 연대하자고 말했다.
“지난 7개월은 교전 수칙과 전쟁 국제법을 무시해 온 오만방자한 점령자이자 학살자가 누구인지, 반대로 진정한 정의의 주인이 누구인지 분명해지는 시간이었습니다.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구현하고, 독립을 쟁취하는 일에 연대하기 위해 전 세계 청년들이 나서고 있는 것이 바로 이 문제가 얼마나 정의로운지를 보여준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몰라도, 결국 정의는 땅을 강탈당한 팔레스타인인들의 편에 서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은 결국 고국의 영토를 되찾고 자유를 쟁취할 것입니다.”
사회자는 5월 11일 이번 주 토요일 주한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집중 행동의 날’ 집회와, 이번 주에 대학 캠퍼스와 거리에서 열리는 팔레스타인 연대 행동에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해 줄 것을 호소했다.
5월 8일 수요일 서울대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가 연좌 농성을 시작하고, 같은 날 연세대에서도 집회와 행진이 열릴 예정이다. 이 날 신촌역 인근 거리에서도 집회와 행진이 긴급하게 열린다.
지금 곳곳에서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목소리를 키워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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