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고등학생들도 팔레스타인의 정의를 지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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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31일 부평 지역 한 고등학교에서 ‘팔레스타인의 눈물과 저항’이라는 주제로 특강이 열렸다.
이 학교의 한 선생님이 4월 열린 전교조 인천지부 주최 팔레스타인 강연 소식을 듣고 필자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자신의 학교에서도 학생들을 대상으로 팔레스타인인과 중동 전문가를 초청해 특강을 마련한 것이다.
이 선생님은 정규 수업이 끝난 뒤 자율적으로 참가하는 2시간짜리 강연이라 학생이 40여 명 정도 참가할 것을 예상했다. 그런데 실제로는 80여 명이 신청해서 놀랐다고 한다. 또한 강연 당일에 신청 학생들이 다 올지도 반신반의했다고 했다.
강연회는 대성공이었다. 학생 90여 명과 교사 대여섯 명이 참가했고, 이 학교 영어교사가 통역을 지원해 주기도 했다.
학생들은 강연 두 시간 동안 엄청난 집중력을 보여 줬다.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살레흐 씨는 이스라엘의 이번 폭격으로 자신이 다니던 대학교가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친구들이 죽었다며 이스라엘의 만행을 생생하게 보여 줬다. 중동 전문가인 이정구 씨는 이스라엘 국가의 등장 과정, 중동에서 이스라엘이 하는 구실 그리고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을 설명했다.
특강을 기획한 교사는 학생들이 소극적이라 질문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고 한다.
그러나 토론 시간에 질문이 쏟아졌다. 한 학생은 노트에 질문 8개를 빼곡히 적어 오기도 했다. 유엔이 세상에서 가장 강력한 기구인 줄 알았다며 유엔의 효용성에 대해 질문한 학생, 하마스의 공격을 어떻게 볼 것인지 묻는 학생, 한 국가 방안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여론을 궁금해하는 학생, 서안지구의 상황을 묻는 학생 등 정말로 많은 질문이 나왔다. 답변할 시간이 부족해 강연자들은 학생들에게 보충 답변을 따로 적어 주기도 했다.
그런데 강연 며칠 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일이 벌어졌다.
강연을 들은 학생 몇 명이 직접 팔레스타인 깃발을 만들고 리플릿을 작성해 아침 등굣길에 팔레스타인 지지 캠페인을 한 것이다.
강연을 기획한 교사는 이렇게 말했다. “기특하게도 강의 들었던 친구가 학급 친구들이랑 아침 등굣길에 캠페인을 했어요. 강의 듣고 느낀 게 많았나 봐요.”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한 학생들의 높은 관심과 진지한 태도, 그리고 자발적으로 연대 행동에 나서는 모습은 팔레스타인의 대의에 공감하는 사람들이 많음을 보여 준다. 또,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을 곳곳에서 더 확산시킬 수 있음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