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팔레스타인 연대 영화 상영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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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목) 인천 영화공간주안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인천 영화 상영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됐다.
전교조 인천지부, 인천 이집트인 커뮤니티,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 공동 주최했다.
상영작은 팔레스타인계 여성 감독 다린 살람의 ‘파르하(Farha)’로, 14살 소녀의 시선으로 1948년 ‘나크바’(대재앙) 당시 팔레스타인인들이 겪은 비극과 고통을 다룬다. 이 영화는 2021년 부산국제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고, 팔레스타인 상황과 맞물려 올해 2024년 부산국제영화제에도 다시 초청돼 재상영된다.
영화 상영회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다. 하루 만에 60여 명이 신청했고 예상보다 많은 신청자가 몰려 150석 규모의 가장 큰 상영관으로 변경해야 했다.
참가자들의 구성이 다양했다. 이는,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인들을 상대로 벌이는 인종학살에 대한 분노와 뜨거운 연대의 정서가 광범위하다는 점을 보여 준다. 초·중·고 교사, 중·고등학생, 대학생, 청년, 시민 단체 활동가 등 내국인들은 물론 팔레스타인인과 이집트인 등 외국인들이 함께 영화를 관람했다.
공동 주최 단위 대표들은 팔레스타인인들의 대의에 지지와 연대를 표하며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오늘 이 시간이 우리 모두에게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에 대한 참기 힘든 연민과 연대를 가슴 깊이 느끼고 실천하는 소중한 시간이 됐으면 합니다.”(안봉한 전교조 인천지부장)
“오늘처럼 한국에서도 팔레스타인 연대의 마음과 행동이 더 넓어지기를 바랍니다.”(‘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유병규 활동가)
“[영화제와 같은] 행사, 집회와 시위, 토론회 등을 개최하고, 이에 함께해 주는 모든 분들께 감사합니다.”(인천 이집트인 커뮤니티 이맘 타메르)
영화 상영에 앞서 가자지구 출신 팔레스타인인 살레흐 씨는 영화의 배경인 1948년 나크바의 역사를 설명했다.
“나크바는 아랍어로 ‘재앙’을 뜻하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대규모 추방과 강제 몰수를 의미합니다. 이 기간에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 집에서 쫓겨나 난민이 됐습니다.”
“몇 주 후에 돌아올 거야”라던 증조할머니의 바람과 달리 무려 75년 동안 난민 처지가 된 살레흐 씨 가족의 이야기는 팔레스타인인들이 오랜 세월 겪은 고통과 아픔을 절실히 느끼게 해 줬다.
또한 살레흐 씨는 팔레스타인인들의 저항과 세계적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해 공감을 얻었다.
“어른들이 죽어 가는 동안에도, 팔레스타인인 아이들이 조국으로의 귀환과 해방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 [이스라엘은] 국제 사회가 자신들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정당화와 거짓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는 이 거짓들을 불식시키고 이스라엘이 점령 국가라는 진실을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이어진 영화 상영 동안 참가자들은 숨죽이며 영화에 몰입했다. 갇힌 공간에서 두 눈으로 학살의 끔찍한 참상을 목격하는 소녀의 시선을 공유하며, 관객들은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영화가 끝난 후 상영관을 가득 메운 참가자들이 팻말과 펼침막을 들고 “프리 팔레스타인,” “이스라엘은 인종학살을 멈춰라,” “아이들을 죽이지 말라”고 외치는 광경은 감동 그 자체였고, 참가자 모두를 고무시켰다.
영화를 보고 깊이 감동한 한 중학교 교사는 이렇게 감상평을 남겼다.
“파르하라는 소녀가 던져 준 외침이 제 안에 큰 울림으로 남았습니다. 그들의 아픔에 공감하고, 응원과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또 다른 참가자는 이렇게 말했다. “[영화가] 실제 벌어진 현실의 끔찍함을 모두 담고 있진 않지만, 영화 주인공인 소녀의 시선을 통해 팔레스타인인들이 처한 상황을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한 대학생 참가자는 한국이 겪은 일제 식민지 점령에 빗대어 팔레스타인인들이 처한 상황에 공감을 표하며, 팔레스타인 문제에 더 관심을 갖겠다고 했다.
팔레스타인인 살레흐 씨와 이집트인들은 많은 한국인들의 참가와 그들이 보여 준 관심과 연대에 거듭 감사 인사를 전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인천 영화 상영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사전 준비와 진행, 통역 등에서 무수한 도움과 기여를 통해 이뤄질 수 있었다.
영화 상영회 기획 및 준비, 당일 진행을 위해 전교조 인천지부 소속 교사들, 인천 이집트인 커뮤니티 청년 활동가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 소속 단체 활동가들은 헌신적으로 노력했다. 지난 4월 전교조 인천지부 팔레스타인 연대 특강에 참여했던 교사들이 행사를 함께 준비한 것도 고무적이었다. 요르단 현지 영화 제작사는 영화 개최 취지를 듣고 영화 상영 비용을 입금하기도 전에 영화 파일을 보내 줬다.
영화 상영회에 참가한 교사들이 자신의 학교 수업과 교사 대상 연수 프로그램 등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교육과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려온다. 이번 영화 상영회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저변을 더 넓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6월 23일 서울에서 열린 팔레스타인 연대 전국 집중 집회에는 기존 참가자들 외에도 방글라데시인과 인도네시아인들이 새롭게 합류해 2000명 넘는 규모로 성장했고, 한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의 저변이 더 넓어질 가능성을 확인시켜 줬다. 인천 영화 상영회의 성공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확산되고 저변이 더 넓어지기를 바란다.
가자 출신 팔레스타인인 살레흐 씨의 영화 배경 안내
“나크바(Nakba)”는 팔레스타인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을 지칭하는 말입니다. 아마 자주 들어 보셨을 겁니다.
저는 그 역사적 배경을 깊이 파고들기보다는, 용어에 대한 간략한 정의를 제시하려 합니다.
“나크바”는 아랍어로 “재앙”을 뜻하며, 1948년 이스라엘 건국 당시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대규모 추방과 강제 몰수를 의미합니다. 이 기간에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고향 집에서 쫓겨나 난민이 됐습니다. 많은 이들이 폭력에 대한 두려움으로 도망쳤고, 또 다른 사람들은 이스라엘군에 의해 강제로 추방됐습니다. 마을과 도시가 텅 비어 버리자 팔레스타인 사회에 심각한 혼란이 초래됐고 팔레스타인의 난민 위기가 시작됐습니다.
제 할아버지는 야브나(Yabna)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우리 가족은 농사를 지어 먹고살고, 장사를 하며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그러나 제 아버지가 16살이 되던 해 가족들은 강제 이주민이 돼 가자지구로 떠나야 했습니다.
제 증조할머니는 “모든 걸 다 가져 가지는 말자. 몇 주 후에 돌아올 거야”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그 몇 주가 75년이 되리라는 걸, 그들 중 누구도 알지 못했습니다.
나크바로 인해 수십만 명의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집과 재산을 잃고 추방당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식량과 물과 같은 기본적인 생활필수품조차 부족한 빈곤에 허덕여야 했습니다. 팔레스타인인들의 고통은 75년 이상 지속됐습니다. 인구의 80퍼센트 이상이 난민인 가자지구에서 현재 벌어지는 위기 상황은 이 점을 특별히 더 분명히 드러냅니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1948년 나크바는 팔레스타인인들의 기억 속에 깊이 새겨져 있습니다. 점령국 이스라엘의 한 지도자는 “언제가 어른들은 죽을 것이고, 아이들은 나크바를 잊어버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깨닫지 못한 게 있습니다. 어른들이 죽어 가는 동안에도, 팔레스타인인 아이들이 조국으로의 귀환과 해방을 위한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는 것을 말입니다.
가자지구에서 현재 일어나고 있는 상황은 팔레스타인인에 대한 인종청소와 인종학살의 절정을 나타냅니다.
이러한 사건은 나크바 초기의 추방을 떠올리게 하지만, 오늘날 세계는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팔레스타인인들의 정당한 권리를 더 잘 인식하고 지지하고 있습니다.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땅에 대한 점령에 앞서 서구 사회의 인식을 먼저 점령했습니다. 그들은 국제 사회가 자신들을 받아들이게 만드는 정당화와 거짓말을 만들어 냈습니다. 우리는 이 거짓들을 불식시키고 이스라엘이 점령 국가라는 진실을 분명히 알려야 합니다.
결론적으로, 국제 사회의 인정은 이스라엘의 점령을 유지시켜 주는 산소 같은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 정당성이 약화되고 진정한 본질이 전 세계에 드러나면서 점령은 결국 사라지게 될 것입니다.
타인의 고통을 지켜보는 것은 결코 유쾌한 일이 아니기에 즐겁게 관람하시라 말씀을 드리진 않겠습니다. 다만, 과거와 현재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깊이 공감하며 시청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