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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의 도시’였던 LA는 왜 불바다가 됐나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 취임을 앞둔 지금, 화마가 로스앤젤레스(LA)를 휩쓸고 있다. LA 역사상 최악의 재난 중 하나다.

지금까지 화재로 최소 24명이 목숨을 잃었고, 더 많은 사람들이 다쳤다. 곳곳에서 불길을 잡는 데에 실패하면서 지금까지 150제곱킬로미터가 넘는 지역이 불탔다. 주택과 건물 총 1만 2000채가 전소했고 수만 명에게 대피령이 내려졌다.

이번 산불은 LA 역사상 최악의 재난 중 하나로, 최소 24명이 사망했다 ⓒ출처 Los Angeles County Fire Department

LA에서 활동하는 혁명적 사회주의자 클레어 페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벌어지는 재난은 결코 ‘자연 재해’가 아닙니다.

“기후과학자들은 정확히 이런 일이 벌어질 것이라고 수십 년 동안 경고해 왔어요. 그런데도 권력자들은 이런 화재에 대처하기 위한 공공 서비스를 체계적으로 약화시켜 왔습니다.”

사망자 다수는 집을 떠날 수 없는 노약자들이었다. 66세였던 빅터 샤는 한 손에 물 호스를 든 채로 숨졌다. 사망 직전에 그는 55년간 살아온 집을 지키겠다고 여동생에게 말했다.

그의 여동생 샤리는 이렇게 말했다. “제가 집에 들어가 오빠의 이름을 불렀지만, 아무 답도 들을 수 없었어요. 불길이 너무 세서 혼자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 안은 마치 불기둥 속 같았어요. 저 자신도 위험했습니다.”

LA는 갑부들을 상대로 한 부동산 개발로 유명한 도시인 동시에, 미국에서 노숙자 비율이 가장 높은 도시이기도 하다. 노숙자들은 산불로 인한 연기로 질식할 위험이 특히 크다.

페스터는 민주당 소속의 LA 시장 캐런 배스가 소방 예산 약 1780만 달러를 삭감했다고 지적한다. 소방 당국은 헬기 소방과 조종사 훈련에 차질이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었다.

반면, LA 시경의 예산은 증액됐다. 경찰의 폭력 행사를 위한 돈은 더 많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증액된 경찰 예산의 상당 부분은 경찰이 저지른 잘못을 배상하기 위한 용도였다. 예컨대 어느 경찰이 비번 중에 살해한 장애인의 유가족에게 지급해야 할 배상금이 1700만 달러였다. 또한 어느 형사가 신호등 빨간불을 무시해 벌어진 교통사고로 뇌손상을 입은 피해자에게 1200만 달러를 배상해야 했다.

화재 진압에 동원된 이들의 3분의 1 가까이는 교도소에 수감된 죄수들이다. 소방 당국의 인력과 자원이 부족한 것을 메우려고 수감자들을 동원하고 있다.

수감자들은 최소한의 훈련만 받은 채 위험한 작업에 투입되고, 3달러 정도의 일당만 받고 있다.

이번 화재는 ‘산타 아나’ 바람을 타고 확산하고 있다. 이 바람을 타고 내륙 사막 지역에서 캘리포니아 지역으로 건조한 공기가 유입된다.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한 것도 화재 빈발의 한 요인이다.

페스터는 이렇게 말했다. “지금 상호 부조 네트워크가 이재민 대피와 생필품 공급에서 눈부시게 활약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재민들에게 물품을 나눠 주는 것 이상이 필요합니다. 지구를 파괴하는 데에 혈안이 된 소수의 부자를 위해서가 아니라 지구에 사는 사람들을 위해 운영되는 사회가 필요합니다.”

이웃은 안중에도 없고 소방 인력을 사유화하려는 부자들

마르크스주의 저술가 마이크 데이비스는 1998년 책 《공포의 생태학》에서 이 ‘꿈의 도시’에서 갑부들이 더 깊은 산속에 부동산을 개발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런 부동산 개발 열풍은 화재를 악화시키는 구실을 했다.

이번 화재는 호화주택 지역인 퍼시픽 팰리세이드를 덮쳤다. 백만장자 키스 와저만은 ‘X’(옛 트위터)에 자신의 집을 지켜줄 민간 소방관을 구한다며 “돈은 얼마든지 주겠다”고 올려 공분을 샀다.

부동산 개발업자 릭 카루소는 자기 집을 지키기 위한 예방 조치라며 소방차 한 대와 민간 소방대원 10여 명을 고용했다. 소방 당국이 불길을 잡으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카루소에게 고용된 한 소방대원은 〈LA 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은 로스알라미토스시(市)의 소방서에서 전일제로 일하고, 비번일 때 카루소를 위해 일해 주기로 계약을 맺은 것이라고 말했다. 보험 회사들과 계약을 맺고 활동하는 민간 소방기업들도 있다.

부자들이 자신의 자산 지키기를 우선하면서 계급 격차가 더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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