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열우당의 '철군'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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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우당은 수정을 전제로 정부안에 동의했다고 말한다. 그러나, 애초에 요구했던 철군계획서 제출도 내년 6월까지 유예해 줬을 뿐 아니라 수정안 어디에도 “철군” 또는 “철수”란 단어는 포함돼 있지 않다.
국방부장관 김장수는 그나마 “열린우리당의 입장일 뿐”이라고 일축하며 애초의 파병연장안을 그대로 국회에 제출할 뜻을 밝혔다.
열우당은 수정안에 “[자이툰의] 임무 종결 시한은 2007년 내로 한다”는 문구를 포함시키기로 했다며 철군 여론을 달래려 하지만, 우리가 1년을 더 기다릴 이유는 전혀 없다. 애초 잘못된 ‘임무’ 자체가 문제인데, 그 임무를 ‘종결’하기 위해 1년이 더 필요하다는 게 말이 되는가.
더구나 그 동안 노무현 정부와 열우당이 해온 거짓말을 떠올려 보면 ‘2007년 철군’ 약속조차 믿을 수 없다.
2003년 4월에 “비전투병”만 파병하겠다고 밝힌 정부는 그 해 10월 전투병 파병을 결정했다.
지난해 열우당 국방위 간사 김성곤은 파병연장안 찬성을 독려하면서 “파병 연장 동의안은 사실상 ‘이라크 단계적 철군 동의안’인 셈”이라고 덧붙였지만 속임수였을 뿐이다.
파병연장안에 동의한 바로 그 날 열우당은 레바논 파병안도 ‘세트’로 동의해 줬다. 그리고 레바논 파병안은 아예 ‘만류’ 시늉조차 하지 않았다.
레바논 파병안의 골자는 특전사 위주로 3백50여 명의 군대를 파병해 “헤즈볼라 무장해제 작업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는 한국군이 파병될 레바논 남부 지역이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고 있는 지역”이라고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
지난 7월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치열한 전투가 벌어진 지역이 바로 레바논 남부다.
지금도 이 곳엔 이스라엘이 쏜 1백20만 발의 집속탄 가운데 터지지 않은 1백만 발이 남아있다. 현재까지 불발탄 사고로 인한 남부 지역 민간인 사망자만 26명이다.
정부와 열우당의 철군·파병 ‘세트’ 사기극에 속아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