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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에 분노해 수천 명이 거리로 나오다

3월 7일 오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3월 7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이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은 사람들을 격분케 했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이 긴급하게 연 규탄대회(오후 7시 30분 경복궁 서십자각터)는 집회와 행진이 끝날 때까지 참가자가 계속 늘었다.

긴급 규탄대회를 공지한 지 불과 4시간도 안 돼 주최측 추산 1만여 명이 모였다. 구속 취소 결정을 보며 윤석열 탄핵이 기각될 수도 있다는 생각에 다들 한걸음에 달려 온 것이다.

7시경부터 경복궁 인근은 “수업 끝나고 집에 가려다 구속 취소 소식을 듣고 너무 놀라 달려왔다”는 대학생들, “ 퇴근하자마자 밥도 안 먹고 왔다”는 청년·노동자들로 북적이기 시작했다.

횡단보도 신호가 바뀔 때마다 사람이 100명꼴로 늘었다. 대열은 인도를 가득 메우고 차도를 두 차선 점령하며 점점 불었다.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선 교복 입은 청소년들, 토요일 집회에서 흔히 보던 재치 있는 깃발을 가방에서 주섬주섬 꺼내는 청년들의 얼굴은 잔뜩 상기돼 있었다. 깃발 행렬은 경복궁 돌담을 따라 서십자각터에서 광화문까지 이어졌다. 대학 민주동문회 깃발을 찾아 동문들과 인사하는 사람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앞서 오후 7시부터 헌법재판소 인근 안국역에서 열린 촛불행동 집회에 참여하고 온 사람들도 있었다. 촛불행동은 평일 저녁 매일 윤석열 파면 집회를 열고 있다.

이날 촛불행동 집회에서 김민웅 촛불행동 상임대표는, 포천에서 오폭이 있은 지 꼭 하루만에 나온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은 “사법부가 국민들에게 폭탄을 던진” 것이라며 사람들에게 거리로 계속 모이자고 호소했다. 이 집회에서는 검찰에 즉시 항고를 촉구했을 뿐 아니라 최상목 탄핵, 한미연합훈련 규탄이 나왔고, 파면 후에도 쿠데타 세력이 제대로 처벌될 때까지 계속 모이자는 주장들이 나왔다.

3월 7일 오후 서울 경복궁역 인근에서 열린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비상행동 긴급 규탄대회는 자유발언 중심으로 진행됐다. 대학생·청년들이 연이어 마이크를 잡았다.

“저는 법에 대한 신용이 부도났습니다. … 하다하다 헌법과 법률에서 제일 큰 죄를 지은 내란 수괴를 석방시켜 준답니다. 이게 할 짓입니까?”

“법 앞에는 만 명만 평등하다더니, 그 말이 현실임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우리가 윤석열을 어떻게 구속시켰습니까? 남태령에서, 한강진에서, 여의도에서, 광화문에서 밤낮을 가리지 않고 친위 쿠데타에 맞서 저항해 얻어낸 결실 아닙니까? … [구속 취소라니] 이 얼마나 천인공노할 일입니까! [법원이] 내란에 동조하기로 결의한 것이 아니고서야, 믿을 수 없는 일입니다.”

투지를 불태우는 발언들에 동조의 함성이 쏟아졌다. “풀려나도 우리가 다시 구속시키면 됩니다. 우리에게는 그런 힘이 있습니다!” 한 발언자가 “저들이 민주주의를 파괴하겠다고 발악하는 데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하고 묻자 대열에 서 있던 청소년들이 “밟아!” 하고 크게 소리치기도 했다.

한 대학생은 “어제 한성대학교 정문에서 윤석열 탄핵을 촉구하고 극우를 규탄하는 집회에 참석했다”고 발언해 박수를 받았다.

“윤석열 구속 취소가 석방으로 이어지면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날까요? 극우 세력들은 이미 구속 취소에 기뻐하고 있다고 합니다. 윤석열이 석방까지 돼 버리면 이들에게 날개를 달아 주지 않겠습니까? 민주주의 회복과 극우 세력의 약화·처단을 위해서는 윤석열 구속 취소는 반드시 철회돼야 합니다.”

비상행동 윤복남 공동의장(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은 “국가 폭력에 있어 권력자에 대한 불처벌은 용납될 수 없는 부정의”라고 규탄했다. 비상행동은 성명을 통해 검찰의 즉시 항고를 촉구했다.

3월 7일 오후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행진하고 있다 ⓒ조승진

1시간에 걸친 집회를 마치고 대열은 헌법재판소가 있는 안국역 방면으로 행진했다. 방송차에서 음악이 나오는 와중에도 자발적으로 “윤석열을 파면하라” 구호가 쉼없이 터져 나왔다. 대열은 헌재 100미터 앞, 즉 헌재 앞에서 집회가 가능한 가장 가까운 곳까지 가서야 행진을 멈췄다.

힘찬 정리 집회가 끝난 후에도 사람들은 한동안 해산하지 않았다. 사람들은 인도로 올라가면서도, 늦은 식사를 하러 가면서도 계속 윤석열 파면·구속 구호를 외쳤다. 귀가길에 오른 사람들이 외치는 구호 소리가 안국역 역사 안에서도 울려 퍼졌다. ‘내일(8일) 더 많이 오게 친구들에게 전화를 돌리자’는 대화들이 곳곳에서 오갔다.

비상행동 주최측은 3월 8일, 또 15일 집회에 최대한 많이 모이자고 호소했다. 10일 월요일부터 윤석열이 파면될 때까지 매일 집회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3월 7일 오후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행진해 정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3월 7일 오후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까지 행진해 정리 집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조승진
3월 7일 오후 안국동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열린 정리 집회에서 수많은 깃발이 휘날리고 있다 ⓒ조승진
3월 7일 오후 서울 경복궁 역 인근에서 윤석열 석방 긴급 규탄대회가 열리고 있다 ⓒ조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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