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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퇴진 운동 극우 팔레스타인 트럼프 2기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3월 8일 윤석열 퇴진 집회:
10만여 명이 윤석열 석방에 분노해 거리로 쏟아져 나오다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윤석열 석방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이 풀려났다. 이에 10만여 명이 분노와 투지를 뿜으며 종로 대로를 행진했다.

서울중앙지법의 구속 취소 결정과 대검의 항고 포기 및 석방 지시로, 쿠데타 수괴가 처벌도 받기 전에 감옥문을 걸어 나왔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탄핵 심판에 영향을 주려는 극우의 집요한 반격이 통한 것이다.

법원과 대검의 작태에 분노한 사람들이 오늘 낮부터 경복궁과 안국역으로 몰려나왔다.

‘윤석열즉각퇴진·사회대개혁 비상행동’(이하 비상행동) 주최 집회가 시작하는 오후 5시보다 몇 시간 전부터 거리는 집회 참가자들로 붐볐다. 오후 2시부터 안국역에서 연달아 열린 촛불행동 집회와 야5당 내란 종식 원탁회의 주최 집회에는 5만여 명이 모였다. 5시 이후에는 10만여 명이 분노의 함성 속에서 집회를 시작했다.

집회 초반에는 대열이 오랜만에 경복궁 앞 차도와 광화문 광장 북단을 가득 채운 데에 낙관하는 표정들이 많았다.

그러나 윤석열 석방이 결정됐다는 소식을 사회자가 공지하자 분위기가 일변했다. 사회자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곳곳에서 분노의 함성과 욕설, 야유가 터져 나왔다. 사회자는 곧 긴급 투쟁 계획을 공지하겠다고 밝혔다.

“내란범이 있을 곳은 감옥이다” 3월 8일 오후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 석방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쿠데타 공범 검찰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있다 ⓒ이미진

사회자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제안하자 모두가 분노를 담아 노래를 불렀다. 평범한 사람들이 겨울 내내 눈비 맞아가며 투쟁해 군사 쿠데타를 좌절시키고 그 수괴를 감옥에 가뒀더니, 국가 관료 몇 명이 법적 장난을 치며 풀어 준 것에 대한 분노였다.

참가자들뿐 아니라 집회 생중계(유튜브) 채팅창과 SNS에서도 ‘이게 법치냐,’ ‘내란 수괴를 풀어 주는 나라에서 법을 지킬 필요가 있냐,’ ‘이 분노를 어떻게 표현할지 모르겠다’ 하는 글들이 올라 왔다.

동시에, ‘앞으로 어떻게 맞서야 하나’ 하는 의문도 엿보였다. 헌재 탄핵 심판도 안심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윤석열 석방은 헌재 심판에 중요한 영향을 줄 수 있고, 8명 재판관 중 단 세 명만 탄핵에 반대해도 윤석열은 직무에 복귀한다.

예정된 발언과 공연을 모두 마치고 무대에 오른 비상행동 공동의장단은, 윤석열이 헌재에서 파면될 때까지 의장단 단식 농성을 하겠다는 ‘긴급 투쟁 지침’을 밝혔다.

대열에선 잠시 침묵이 흘렀다. 위기의 심각성과 시급성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는 듯했다. 심지어 의장단 발표에 뒤이어 사회자가 “잘 들으셨죠?” 하며 호응을 유도하기까지 했는데도 조용했다. 집회 후미인 경복궁역 방향에 자리잡은 사람들은 아예 발표와 무관하게 구호를 외치며 분노를 표출했다.

참가자들의 격분은 행진으로 이어졌다. 행진은 분노와 당혹감 속에서도 투지를 보였다.

“사법부 규탄한다”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윤석열 석방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윤석열 석방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대열이 안국역 사거리와 종각을 거쳐 종로3가에서 광화문 집회 장소로 돌아오는 동안 분기탱천한 외침이 곳곳에서 나왔다. 방송차에서 외치는 윤석열 다시 구속, 즉각 파면 구호에 더해, 참가자들이 자발적으로 외치는 “윤석열을 참수하라,” “내란 주범 처단하라” 같은 구호도 있었다.

오랜만에 거대한 행진 물결을 이뤘다. 대열 최선두가 종각에서 조계사 방면으로 종로를 벗어날 때 대열 최후미는 이제 막 종로에 들어설 정도였다. 종로2가와 3가 전 차선을 행진 대열이 채운 것이다.

힘찬 행진을 마치고 동십자각 인근으로 돌아온 참가자들 중 1만여 명은 8시 경부터 집회를 다시 시작했다.

비상행동은 헌재 탄핵심판 선고 때까지 10일(월)부터 매일 저녁 집회(수도권 - 광화문, 지역별 - 도심 거점)를 열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른 구체적인 투쟁 계획은 9일(일) 오전 발표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나빠졌지만 아직 기회는 있다. 투쟁은 계속돼야 하고, 더 크고 강해져야 한다.

사전 집회들

다양한 사전 집회들이 있었다. 117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맞아 민주노총은 별도 기념 집회(전국노동자대회)를 열었고, 경복궁에서는 한국여성단체연합이 기념 대회를 열었다. 이 대회에는 여성단체 회원들만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집회에 참가한 청년 여성들도 많았다.

대회에서는 이번 윤석열 퇴진 투쟁에서 여성이 늘 최전선에 있었음을 강조하며, 법원의 윤석열 구속 취소 결정을 강력 규탄했다.

광화문 동십자각 일대에서 열린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40회 한국여성대회 ⓒ이미진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열린 3.8 세계 여성의 날 정신 계승 전국 노동자대회 ⓒ이미진

오후 2시에는 안국역 일대에서 촛불행동 집회가 열렸다. 평소보다 갑절은 많았다.

법원의 구속 취속 결정을 규탄하고 헌재의 즉각 파면 결정을 촉구하는 한편, 대학가에 출몰하는 극우에 맞서 맞불 행동을 벌인 대학생들의 투지 넘치는 발언, 포천 공군 전투기 오폭의 진상을 규명하고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하라는 요구 등이 제기됐다.

3시 30분부터 같은 무대에서 이어진 야5당 원탁회의 주최 탄핵 촉구 집회는, 앞선 촛불행동 집회 대열에 야5당 당원들이 더해져 5만 명이 안국역에서 동십자각에 이르는 도로와 인도, 열린송현공원 등을 가득 채웠다. 대열은 점점 불어 동십자각에 설치된 비상행동 집회 무대와 맞닿을 만큼 커졌다.

야5당 집회에서는 (윤석열 석방 전이라) 낙관적 주장이 많았다. 김민석·박범계 민주당 의원들은 윤석열 구속 취소가 파면 결정에 “0.1그램도 영향 못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연 진보당 대표, 용혜인 기본소득당 대표도 ”헌재의 파면 결정을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김선민 조국혁신당 대표는 검찰총장 탄핵을 주장했다.

3월 8일 오후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3월 8일 오후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 해체” 3월 8일 오후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부적과 저주인형을 들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 퇴진 집회 참가자들이 심우정 검찰총장을 규탄하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3월 8일 오후 경복궁 일대에서 10만여 명이 참가한 ‘윤석열 즉각 퇴진! 사회대개혁! 14차 범시민대행진’이 열리고 있다 ⓒ이미진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노동자 연대> 독자들이 신문을 판매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 석방 소식을 들은 시민들이 분노의 함성을 지르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을 다시 감옥으로 3월 8일 오후 경복궁 일대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집회에서 한 참가자가 윤석열 재구속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이미진
“윤석열을 참수하라” 분노한 시민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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