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사서교사 근무 기간제교사 호봉 삭감 철회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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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서교사로 근무한 기간제교사들이 5월 15일 스승의 날에 경기도 교육청 앞에서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에게 교원경력 인정과 호봉 삭감 공문 철회, 면담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경기도교육청 [교원+사서] 교원경력 인정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소속 교사들로, 경기도교육청을 상대로 1년 동안 싸움을 이어 오고 있다.
경기도교육청은 학교도서관의 사서교사 인력이 부족하자 사서교사의 자격을 완화해 2019년(당시 교육감은 이재정) 3월부터 2024년 2월까지 사서교사 자격증이 없어도, 유·초·중등 교사 자격증과 사서 자격증 모두를 소지한 기간제 교사들을 사서교사로 채용했다.
그런데 그간 문제 삼지 않았던 교육부가 2023년에 사서교사 자격증이 없는 기간제교사를 사서교사로 채용한 것을 지적하고 나왔다. 교육부가 학교도서관진흥법에서 규정한 대로 자격증이 있는 사서교사와 사서만 둘 수 있다는 원칙을 준수하라고 하자, 경기도교육청은 2024년 3월 이후 이들을 더 이상 채용하지 않기로 했다. 이 때문에 일부 기간제교사들이 재임용되지 못했다.
더구나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교육부 예규를 근거로, 사서교사 자격증 없이 근무한 기간제교사들의 해당 기간 경력을 50퍼센트만 인정하겠다고 나왔다. 그러면 이들 기간제교사의 호봉이 삭감돼 임금이 줄게 된다.
심지어, 경기도교육청은 지난해 교원경력 불인정에 따르는 호봉 정정으로 해당 기간 지급된 임금의 일부도 환수하려 했다. 당시 해당 기간제교사들의 거센 반발에 밀려 환수 조치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경기도교육청은 올해부터 해당 교사들의 임금을 삭감했다. 일종의 채용 사기나 다름 아니다.
실제로, 사서교사 자격증을 취득해 현재 사서교사로 일하고 있는 한 기간제교사는 급여가 월 60만 원이 줄었다고 한다.
더 열 받는 것은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의 이율배반이다. 임태희 교육감은 지난해 호봉 삭감을 비판한 유호준 민주당 경기도의원의 질의에 “사서교사와 같은 역할을 했는데 급여에 차이를 두는 것은 노동법의 일반 정신에 맞지 않는다. 기간제교사에게 불이익이 없게 하겠다”고 답변하고는 이제 와서 해당 교사들을 뒤통수친 것이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사서교사 채용 자격을 완화해 뽑아 놓고는 이제 와서 경력을 절반만 인정하며 기간제교사들을 우롱하는 경기도교육청과 임태희 교육감에게 분노와 규탄을 쏟아 냈다.
박영진 전교조 기간제교사특위 위원장은 “이렇게 말과 행동이 다른 임태희 교육감에게 어떻게 경기교육을 맡길 수 있습니까?” 하고 비판했다.
유호준 경기도의원은 임태희 교육감에게 호봉 삭감 공문 철회하고 해당 교사들과 공식 면담에 응하라고 요구하는 발언문을 보내 왔다.
지난 5년 동안 기간제 사서교사로 근무했던 한 교사는 도서관을 운영하면서 동료 교사들과 학생들로부터 도서관 운영에 대한 반가움과 감사 인사를 받았다고 한다.
이 교사가 첫 번째로 근무했던 학교는 학교도서관 전문 인력이 없어 점심시간에만 선생님들이 돌아가면서 도서관 문을 여는 학교였다. 두 번째 학교는 과밀 학급에다 규모가 큰 신설 학교로, 이 때문에 사서교사가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학교였다.
이런 학교들에 근무하며 학교도서관을 도서관답게 운영한 교사는 비단 이 교사만이 아니다. 당시 기간제 사서교사로 채용된 이들의 공통된 상황이었다.

전국기간제교사노조 위원장인 나는 “왜 교육에 헌신한 교사들이 정부 정책 때문에 피해를 봐야 하고, 왜 기간제교사가 책임을 져야 합니까? 임태희 교육감은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려면 면담에 직접 나서서 언제까지 약속을 이행하겠다고 답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학령인구가 줄고 있으나 학교는 교사 부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이번 경기도의 사서교사 채용 완화 문제도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정규교사는 감축하고 사서교사를 배출하지도, 임용하지도 않은 탓이다. 그래 놓고는 교육부와 경기도교육청은 사서교사 부족을 메워 온 기간제교사들을 소모품 취급한 것이다.
‘불가능한 것을 기적으로 만들라고 하는 것은 교육이 아니라 폭력’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특히 사서교사는 다른 교과 및 비교과에 비해 배치율이 가장 낮다. 이는 교육의 질을 떨어뜨려 학생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제대로 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서교사를 비롯해 필요한 교사 인력을 충분히 확충해야 한다.
임태희 교육감은 하루빨리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