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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국주의 극우 팔레스타인 이재명 정부 이주민·난민 우크라이나 전쟁 긴 글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를! 92차 서울 집회와 행진:
“우리가 바로 인종학살에 맞선 ‘레드라인(저지선)‘이다”

“우리가 학살을 멈출 레드라인” 7월 12일 오후 항의의 뜻으로 빨간색 옷을 입은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이스라엘, 네타냐후, 트럼프, 그리고 그에 동조하는 아랍 정권들은 들으라. 우리가 바로 너희를 저지할 ‘레드 라인’(저지선)이다!”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가 찌는 듯한 더위보다 뜨거운 결의를 담아 외쳤다.

‘팔레스타인인들과 연대하는 사람들’(이하 팔연사)의 92번째 서울 팔레스타인 연대 집회가 열린 7월 12일(토) 오후 4시 서울 교보문고 앞은 섭씨 35도에 이르는 폭염으로 뜨거웠다. 그럼에도 도합 300여 명이 이스라엘에 맞선 ‘레드 라인’을 상징하는 붉은 옷을 입고 집회와 행진에 참가했다.

‘레드 라인’은 최근 여러 나라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이스라엘을 저지하겠다는 뜻을 담아 채택해 온 슬로건이다. 나리만 씨는 이렇게 연설했다. “오늘 우리가 서 있는 ‘레드 라인’은 그저 상징이나 슬로건이 아니라, 우리 혈관을 흐르는 붉은 피이자 우리 존엄을 지키는 저지선입니다.”

사회자는 전날 벨기에 브뤼셀 ‘레드 라인’ 시위에 수만 명이 모여 유럽연합의 이스라엘 지원에 반대했다고 전했다. 또, 프랑스 최대 공항의 노동자들과 그리스의 항만 노동자들이 이스라엘 군수 물자 선적을 거부했다는 소식도 전했다. 참가자들은 더위를 잊고 크게 환호했다.

저지선

이스라엘은 휴전 협상 중에도 인종 학살을 계속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구호품 배급소에 모여든 팔레스타인인들을 학살하고, 연료 공급을 막아 의료 시설 가동을 막고 있다. “인큐베이터 하나에 신생아 넷이 비좁게 누워 하루하루를 힘겹게 버티고” 있다는 사회자의 폭로에 참가자들은 깊은 분노를 담아 탄식했다.

트럼프와 네타냐후가 논의한다는 ‘휴전’도 기만적이다. 나리만 씨는 연설에서 이렇게 폭로했다. “그 휴전안은 이스라엘군을 가자지구에서 완전 철수시킨다는 내용이 아닙니다. 일부 지역에서만 철수한다는 것이고, 그것도 내년 3월까지만 그러겠다는 것입니다.

“게다가 그 안은 가자지구 주민 75만 명을 내쫓아 강제 수용한다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저희 조상들이 겪은 나크바를 재현하겠다는 것입니다.”(나크바는 1948년 팔레스타인인들을 대거 추방·학살해 이스라엘을 건국한 사건을 말한다.)

이런 논의를 하는 와중에 네타냐후는 트럼프를 노벨평화상 후보로 추천했다!

7월 12일 오후 서울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가 열리고 있다 ⓒ이미진

나리만 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제가 연설하기 불과 30분 전 트럼프는 이란을 다시 공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협의회 정책실장인 홍덕진 목사도 이스라엘의 학살을 규탄했다. 홍 목사는 연대의 의미에서 ‘앗살람 알라이쿰’ 하는 무슬림 식 인사로 발언을 시작했다.

“지금 우리는 정의도 평화도 생명의 존엄도 짓밟히는 현실을 목도하고 있습니다. 병원이 폭격당해 어린이들이 무덤이 되며 식수와 전기가 끊긴 채 생존을 위협받는 이 상황은 결코 정당화될 수 없습니다.”

“정의 없이는 평화도 없습니다. 하나님의 형상대로 지음받은 모든 생명이 존중받는 세상을 위해 외칩시다. 전쟁을 멈춰라! 학살을 멈춰라! 생명을 살려라!”

한편, 사회자는 한국의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이 주시할 것이 또 하나 있음을 상기시켰다. “최근 유엔 특별 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는 이스라엘의 인종 학살로 수혜를 입는 기업들의 명단을 폭로했습니다. 한국 기업 HD현대와 두산도 이 명단에 포함됐습니다.”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붉은 옷을 입고 붉은 현수막과 팻말을 든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치고 도심 행진에 나섰다.

참가자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종로를 거쳐 인사동 거리로 행진했다. 숨막히는 더위에도 기세가 죽지 않았고 거리의 호응도 뜨거웠다. 대열의 구호에 박자를 맞춰 온몸을 흔들며 함께 구호를 외치는 행인, 행진 대열에 합류해 팻말을 들고 사진을 찍는 관광객 가족들도 있었다.

행진 대열 주변에서 자원자들이 이스라엘의 기아 일으키기를 규탄하는 유인물을 반포했고, 이를 받고 유심히 읽는 사람들이 많았다. 자신을 지나친 자원자들을 따라가 유인물을 청하는 행인도 있었다.

인사동을 지나던 관광객들이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에 박수를 치며 응원을 보내고 있다 ⓒ이미진

서울대학교 팔레스타인 연대 동아리 ‘수박’ 학생들은 런던대학교 동양·아프리카학 연구 대학(SOAS) 당국에서 팔레스타인 연대 점거를 주도한 학생을 정학시킨 것에 항의하는 국제 서명 운동에 동참해 달라고 호소하는 유인물을 반포했다.

참가자들은 광화문 미국 대사관 앞에서 규탄 구호를 소리 높여 외치고 이스라엘 대사관 앞으로 행진했다. 그곳에서 대열은 ‘우리가 바로 레드 라인’이라는 뜻에서 한 줄로 길게 늘어서서 이스라엘 대사관을 바라보고 힘차게 구호를 외쳤다. “From the Sea to the River, Palestine will live forever(지중해에서 요르단강까지, 팔레스타인은 영원하리라)!”

집회와 행진을 마무리하며 향도자는 “우리의 저항과 연대로 세상을 계속 시끄럽게 만들자”고 호소했다. 참가자들은 다음 주 토요일 오후 4시에 또다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에서 모일 것을 다짐했다.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에서 재한 팔레스타인인 나리만 씨와 홍덕진 목사, 이집트인 어린이 등이 이스라엘 인종 학살을 규탄하는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 참가자들이 서울 도심을 행진하며 이스라엘의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 참가자들이 팔레스타인 깃발을 흔들며 서울 도심을 행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도중 재한 이집트인 청년이 구호를 선창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을 위한 레드라인 빨간색 옷을 입은 팔레스타인 연대 92차 집회 참가자들이 주한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인종학살을 규탄하고 있다 ⓒ이미진
팔레스타인 연대 행진 참가자들이 주한 이스라엘대사관 앞에서 대형 쿠피예를 흔들고 있다 ⓒ이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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