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연대본부:
4개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파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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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연대본부 산하 4개 국립대병원(서울대병원, 경북대병원, 충북대병원, 강원대병원) 노동자 2,000여 명이 파업을 하고 서울 세종대로에 모였다.
파업에 참가한 조합원들은 이재명 정부의 공공의료 강화 약속에 기대를 표하면서도,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말대로 집행하지 않는 데에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조합원들은 특히 지난 몇 해 동안 실질임금 하락에 대한 불만과 동시에 기대가 커 보였다.
지난해 12월 대법원의 통상임금 판결로 노동자들은 임금 인상은 물론 체불된 임금까지 받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컸다.
그런데 국립대병원 사용자 측은 기재부의 총인건비제도를 이유로 통상임금 인상분을 반영하면 올해 임금 인상은 불가능하다고 버텨 왔다.
이재명 정부는 지난 7월 총인건비제 지침을 개선해 통상임금 인상분을 반영하고도 임금 인상이 가능하도록 했는데, 아직 여러 공공기관들이 이 지침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고 있다.


노동자들은 이참에 병원 사용자 측으로부터 확실한 약속을 받고 싶어 한다.
“교대 근무를 하는 병원사업장의 특성상 수당의 비중이 상당히 높은데 통상임금의 범위가 확대하는 것만으로도 올해 인건비 인상률 3퍼센트를 모두 잠식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임금 동결 상황에 놓여 있었습니다. 다행히 노동조합의 투쟁을 통해 지난 7월 기재부가 지침을 일부 수정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총인건비제의 문제는 남아 있는 상황입니다.”(조중래 경북대병원 분회장)
서울대병원 노동자들은 2015년에 개악된 임금체계로 임금 인상이 억제되는 데 대한 불만이 컸다.
“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 중 유일하게 72호봉 체계를 유지하고 있고 호봉 간 차액과 장기근속자 임금은 국립대병원 중 최하위입니다.”(박나래 서울대병원 분회장)
24년 만에 파업에 나선 충북대병원 노동자들은 정부 재정 지원이 시급하다고 요구했다.
“의정 갈등으로 생긴 의료 공백을 간호사 희생으로 메우고, 시민들의 건강권이 악화되고, 치료 가능 환자 사망률이 치솟고 환자가 찾아오지 못하니 재정 악화까지 불러왔습니다. 개원 이래 최대인 418억 원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운영자금 부족으로 1,200억 원 차입까지 했습니다. 정부는 국립대병원의 공익 적자, 착한 적자를 심폐소생시켜라!“(권순남 충북대병원분회 분회장)


국립대병원 노동자들은 이재명 정부가 약속한 공공의료, 지역의료 강화를 말로만 할 것이 아니라 국립대병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라고 요구했다.
“이재명 정부는 국립대병원을 육성해서 지역의료 격차를 해소하겠다고 합니다. 서울에 가지 않아도 최상의 의료를 내가 사는 곳에서 누릴 수 있게 만들겠다고 합니다. 그런데 국립대병원 어떻습니까? 공익적자로 허덕이고 불합리한 제도로 노동자들의 처우는 바닥입니다. 총인건비제도 때문에 육아휴직 급여가 개선되면 그만큼 임금 인상률을 깎아야 합니다. 노사가 정원을 합의해도 기획재정부가 반대하면 충원할 수 없는 것이 국립대병원의 현실입니다.”(박경득 의료연대본부장)
의료연대본부는 병원별 교섭에서 진전이 없으면 다음주에 2차 공동 파업에 나서겠다고 한다.

파업 조합원들은 이어서 열린 열린 공공기관 노동자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 참가했다.
공공기관 노동자 총파업·총력투쟁 결의대회에는 국립대병원 노동자들 외에도 철도, 지하철, 건강보험공단, 국민연금 등 다양한 공공기관 노동자 6,000여 명이 참가해 집회를 마친 뒤 대통령실 앞까지 행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