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특별 취재 - 2007 케냐 세계사회포럼:
대중 행동이 빈곤에 맞서 싸우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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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의 여성 사회주의자 타파즈와 초토는 아프리카의 상황과 운동의 전략에 관해 연설했다.
“아프리카의 실업률은 50퍼센트가 넘는다. 해마다 수백만 명이 에이즈로 죽는다. 교육은 이제 권리가 아니라 특권이 됐다. 주거 환경은 어떤가. 가난한 사람들은 판자촌에서 산다. 깨끗한 물과 전기를 공급받지 못한다. 노숙자 수도 엄청나다.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사는 사람이 50퍼센트 이상이다. 농촌에 가면 수십 명이 작은 방에서 함께 생활하는 집이 부지기수다. 이 문제는 자원 부족 때문이 아니다. 과학 기술의 발전 덕분에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모든 사람이 필수 재화를 충분히 얻을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아프리카 48개국의 수입이 벨기에 한 나라보다 적다.
“저항이 벌어지고 있다. 노동자, 실업자, 주부, 학생, 농민, 하층 중간계급도 저항에 참가하고 있다. 저항의 이론을 살펴보자.
“첫째, 게릴라 투쟁이다. 중국과 쿠바의 영향을 받아 여러 나라에서 식민 지배에 맞선 무장투쟁이 벌어졌다. 짐바브웨는 이를 통해 독립을 쟁취했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효과적인가? 게릴라 투쟁은 농민의 지지를 받는 소수가 벌인다. 비록 농민이 중요하지만 핵심 집단은 아니다. 핵심적인 생산과정에서 결정적 구실을 하는 것은 노동계급이다.
“게릴라 투쟁은 민족주의를 받아들인다. 한 국가 차원에서 위기를 해결할 수는 없다.
“또 다른 투쟁 방식은 테러리즘이다. 자살 폭탄 공격 같은 개인적 행동으로 체제에 도전하는 것은 효과적인 방식이 아니다. 9?11 테러 이후의 사태가 이를 보여 줬다.
“둘째, 개량주의는 의회를 통한 변화를 꾀한다. 브라질의 룰라, 케냐·잠비아 같은 경우가 그렇다. 생산의 결정은 의회에서 이뤄지지 않는다. 소수 기업주들이 생산을 결정한다.
“남아공에서는 선출된 정부의 구조조정 프로그램으로 빈곤이 더 심해졌다.
“가장 효과적이고 강력한 방식은 대중 행동이다. 잠비아에서 대규모 파업과 시위가 있었다. 짐바브웨에서도 1996년 거대한 대중 투쟁이 벌어졌고, 정부가 20퍼센트 임금 인상을 양보했다.
“남아공에서 아파르트헤이트가 붕괴한 것도 대중 행동 때문이다.
“그리고 대중 행동은 사람들의 사기와 자신감을 고양시킨다. 이런 대중 행동에 사회주의자의 개입이 중요하다. 궁극적인 승리를 위한 중요한 조건이다.”
영국 ‘저항의 세계화’(GR)의 가이 테일러는 대중 투쟁의 중요성과 NGO에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를 연설했다.
“올해는 이라크 개전 4년이자 노예제 폐지 2백 주년이다. 노예제는 선의의 영국인들 때문에 폐지됐다는 주장이 있다. 대중 행동과 저항의 역사를 무시하는 주장이다.
“워크숍들에서 거듭 제기되는 주제는 NGO에 관한 것이다. 풀뿌리 단체들은 NGO들에게 우리를 대신한다고만 말하지 말고 지도를 제공하라고 요구한다.
“NGO의 문제점은 남반구만이 아니라 북반구의 문제이기도 하다.
“2006년 스코틀랜드 G8 정상회담 반대 시위는 옥스팜과 ‘크리스쳔 에이드’ 같은 NGO들이 주도한 ‘빈곤을 역사의 유물로 만들자’(Make Poverty History)가 조직했다.
“옥스팜과 크리스쳔 에이드는 영국 재무장관이자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고든 브라운과 연계가 있었고, ‘저항의 세계화’(GR)와 ‘전쟁저지연합’이 ‘빈곤을 역사의 유물로 만들자’(Make Poverty History)에 포함되는 것을 반대했다. 심지어 연단에서 반전 주장도 못하게 했다. 외채·무역 문제와 전쟁 문제를 분리시키려 한 것이다.
“1975~85년 사이에 대외 원조금이 NGO에 흘러들어 갔다. 대외 원조금은 국가 재정이나 세금에서 나가는 것이 아니라 옥스팜이나 크리스쳔 에이드를 통해 집행됐다.
“NGO 자체가 수억 달러 규모의 대형 사업이 됐다. 거기엔 대가가 있었다. 적십자는 쓰나미 당시에 30억 파운드를 모금했지만 그 중 극히 일부만을 구호에 사용했다. 어떤 점에서 NGO는 자본주의의 생존과 이해관계를 같이한다. NGO는 북반구 사람들에게는 신용카드를 이용해 기부하면 할 일을 다한 것처럼 말한다. 남반구 사람들에게는 우리가 당신들을 대신해서 빈곤을 해결해 줄 테니 우리를 지지해 달라고 말한다.
“그러나 대중 행동을 건설하면서 NGO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을 끌어들여야 한다. NGO와 협력할 필요가 있다. 영국에는 NGO와 어떤 식으로든 연관을 맺고 있는 사람이 수백만 명에 이른다. 전쟁저지연합은 온건 NGO와 종교단체, 노조가 함께 활동한다.
“그러나 NGO는 대중 행동에 동참할 때조차 체제와 타협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다. 그 때문에, 동시에 체제 변혁 문제를 둘러싼 논쟁도 벌여야 한다. 이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NGO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훌륭한 동기에서 활동하기 때문이다. 그 때문에 NGO에 대한 나의 비판은 NGO 지도부에 관한 것이다.
“역사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사회를 변혁하는 유일한 수단은 대중 행동이었다. 선거권, 노조결성 자체도 대중 투쟁의 산물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