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무슬림형제단 테러단체 지정 시도: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탄압, 무슬림 혐오 부추기기 위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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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24일 도널드 트럼프는 이집트, 레바논, 요르단 등지에서 활동하는 무슬림형제단 지부들의 테러단체 지정을 검토하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것은 팔레스타인 저항과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 핵심적인 구실을 해 온 무슬림들을 겨냥한 것이다. 이번 행정명령에서 트럼프가 “테러리즘”의 근거로 제시한 것은 모두 팔레스타인에 인접한 3개국(이집트, 레바논, 요르단)에서의 팔레스타인 무장 저항 지원 활동이다.
미국 내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에서 견인차 구실을 한 사람들(하마스의 10월 7일 공격과 그 이후의 무장 저항을 서슴없이 방어한 사람들)의 한 축은 전투적인 무슬림 청년들이었다. 그리고 트럼프는 가장 대표적인 이슬람주의(정치적 이슬람) 대중운동 단체인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함으로써 이들을 탄압하려 한다.
트럼프는 1기 정부 때에도 ‘무슬림 국가 입국 금지’ 행정명령과 함께 무슬림형제단을 테러단체로 지정하려고 했다.
그리고 최근 공화당 강경 우익인 텍사스 주지사 그레그 애벗은 무슬림형제단과, 미국의 가장 큰 무슬림 권익 단체 ‘미국 이슬람 관계 위원회’(CAIR)의 텍사스 지부를 테러단체로 지정했다. 이번 트럼프의 행정명령은 이런 흐름을 전국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이것은 이주민과 무슬림에 대한 인종차별을 부추겨 국내에서 흔들리는 입지를 다지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특히 트럼프 집권 후, 대학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 탄압은 더 광범한 권위주의적 조처로 나아가는 전 단계였다. 이번 공격이 단지 팔레스타인 연대 운동만의 문제가 아닌 것이다.
미국의 트럼프 반대 활동가들은 트럼프의 무슬림형제단 테러단체 지정에 맞서 무슬림과 팔레스타인 대의를 방어해야 한다.
반혁명적
트럼프의 행보는 하마스를 더 고립시키고 아랍의 반동적 지배자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하마스는 가자지구의 무슬림형제단 지부로 출발한 단체로서 범무슬림형제단계에 속한다. 그리고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의 군사 독재와 요르단 왕정 하에서 가장 큰 재야 세력이기도 하다.
2011년 아랍 혁명에 몸서리치는 아랍 지배자들에게 무슬림형제단이 혐오의 대상인 이유다.
무슬림형제단은 2011년 ‘아랍의 봄’으로 분출한 아래로부터 변화 염원에 힘입어 중동 각국에서 세력을 크게 키웠고 특히 본산지 이집트에서는 역사상 첫 민주적 대통령 선거에서 대통령을 배출했다. 무슬림형제단이 소규모 무장 투쟁 위주로 활동하는 테러단체가 아니라 각국에 뿌린 내린 대중 조직임을 보여 주는 가장 큰 증거다.
그러나 바로 그 때문에 2013년에 반혁명이 득세한 이후 무슬림형제단은 이집트,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등지에서 “테러단체”로 지정됐다.
트럼프의 이번 조치는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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