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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호황은 끝나는가?

세계 경제에 대한 공식 견해, 예컨대 국제통화기금(IMF)의 견해는 지난해 5월과 올해 2월에 전 세계 주식 시장이 폭락했는데도 모든 일이 더할 나위 없이 잘 돼 가고 있다는 것이다.

낙관론자들은 그들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를 내밀 수 있다. 여전히 세계 경제의 주축이라 할 수 있는 미국은 2000~2002년에 겪은 경기 침체를 재빨리 벗어났고 꽤 훌륭한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미국[경제]의 성장과 중국[경제]의 지속적인 호황이 결합된 덕분에 세계 경제는 2001년 9월 11일 이후의 대규모 지정학적 위기들을 헤쳐나갈 수 있었다.

그러나, 셜록 홈즈가 상황을 파악할 때 쓴 오묘한 방법을 빌리자면, 낙관주의가 팽배한 분위기는 곧 위험을 알리는 신호다.

지난 10년 동안 미국 경제의 성장은 미국 중앙은행, 즉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의 금융 시장 조정에 결정적으로 의존해 왔다.

1990년대 후반에 앨런 그린스펀(작년까지 연준 의장이었다)은 주식 시장 팽창을 부추겨 경기 둔화를 막으려 했다. 그는 그에 따른 투기 거품의 붕괴와 9·11 사태에 이자율을 가능한 최저 수준으로 낮추는 것으로 대처했다.

이것은 주택 시장에 새로운 거품을 만들어냈다. 저리(低利)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때문에 주택 가격이 올랐다. 이미 주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도 자신의 주택담보대출 조건을 다시 협상할 수 있는 혜택을 누렸고 이를 통해 얻은 재정을 소비재 구매에 지출했다.

막대한 대출로 유지되는 이러한 지출이 미국 경제를 지탱했고, 따라서 세계 경제도 돌아갈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부채의존형(形) 성장이 지속될 수 있을까? 물가인상률 상승을 우려해 연준과 다른 주요 중앙은행들은 이자율을 올리기 시작했다. 지난해 [주택] 가격이 하락하고 신규 주택이 팔리지 않으면서 미국 주택 시장은 둔화하기 시작했다.

세계화

이 때문에 금융 시장이 마비되지는 않았다. 금리(Credit)는 역사적 기준들로 봤을 때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금융 시장의 세계화 덕분에 은행과 헤지펀드, 기타 유사한 기관들이 여전히 금리가 매우 낮은 일본에서 돈을 빌려 이를 금리가 더 높은 나라들에 빌려 주는 “캐리 트레이드”가 발전해 왔다.

‘특별 이윤’ 추구는 점점 더 위험천만한 기법들을 낳았다. 이들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시장이다.

이것은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들에게 모기지를 제공한다. 낮은 이자율 때문에 돈을 빌리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지만, 이자율은 그들이 신용이 불량한 사람들이라는 점을 감안해 시간이 지날수록 올라간다.

이런 종류의 투기적 거래는 최근 몇 년간 금융 파생상품들의 급증 덕분에 유지되고 있다. 이것들은 대부업자들이 대부금을 다른 사람 ― 흔히 똑같은 일을 되풀이하는 ― 에게 팔아 넘김으로써 대부금 대출에 따르는 위험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도록 해 준다.

금융 파생상품 옹호자들은 [파생상품들은] 대부업자들이 채무 불이행의 위험에서 스스로를 지킬 수 있도록 해 위험을 더 폭넓게 분산시키는 것이고, 따라서 금융 시장을 더 안정적으로 만든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것은 전혀 다르게 볼 수도 있다. 금융 파생상품들이 제공하는 안정성은 화폐 자본들이 점점 더 큰 위험을 감수하도록 부추긴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이 좋은 사례다.

이자율이 오르면서 상환액도 오르고 있고, 이 때문에 많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채무 불이행 상태로 내몰리고 있다.

최근 주식 시장이 한바탕 크게 요동치게 된 주된 요인들 중 하나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회사들의 파산이 급증한 것이었다. 수백 억 달러가 날아갔다.

그리고 여기에서 금융 파생상품의 또 다른 문제와 마주치게 된다. 중앙은행들은 위험을 너무 넓게 분산시킨 탓에 특정 금융 부문의 붕괴가 다른 많은 부문에서 기업들의 부실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한다.

일부 주요 은행들과 펀드들은 대규모 이윤을 좇아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했다. 한 헤지펀드 매니저는 〈파이낸셜 타임스〉에 “의심의 여지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는 시체들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미국 경제가 포함될 것인지는 지켜볼 문제이지만, 조만간 투기로 가열된 미국 경제의 성장은 벽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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