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적 야합’으로 끝난 문국현 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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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이 끔찍하게 싫지만, 노무현류의 개혁 사기꾼도 싫은 사람들 중 일부가 지지했던 문국현이 ‘차떼기’ 이회창과 손잡고 원내교섭단체를 꾸리기로 합의했다.
바로 6개월 전 대선 때 문국현이 “비리백화점”이라 비난했던 이회창은 “선배님”, “큰 원군”이 됐고, “부패의 은메달 감”이라던 자유선진당은 “창조적 연대”의 대상이 됐다.
창조한국당 웹사이트의 자유게시판은 문국현의 배신에 치를 떠는 당원들의 분노와 저주로 가득하다. 노무현에 이어서 문국현한테까지 뒤통수를 얻어맞은 허탈감은 충분히 공감할 만한 것이다. 노무현도 한나라당과 대연정을 제안한 바 있다.
그러나 문국현의 ‘놈현스런’ 본질이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금은 광우병 위험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지만 대선 때 문국현은 “미국 쇠고기를 수입하지 않는 것은 미국 쇠고기 업자를 호주나 뉴질랜드 쇠고기 업자와 차별하는 것”이라며 미국 축산업자들의 이익을 옹호했다.
비정규직이라던 두 딸이 3억 원대 자산을 갖고 있는 게 밝혀진 것이나 이한정에게 6억 원을 받고 비례대표 장사를 한 것은 그의 사기꾼 면모를 생생히 드러냈다. 또, 자이툰 부대가 “세계평화에 기여”했고 노무현 정부가 “지나치게 자주적으로 갔다”는 문국현이 이회창과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확인”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귀결이었을지 모른다.
문국현은 이명박이 추진하는 “의료보험 민영화에 반대한다”지만 FTA와 공기업 민영화를 지지하는 그가 얼마나 일관되게 이 입장을 고수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문국현의 이런 오락가락 행보는 그의 계급 기반에서 비롯한 것이다. 문국현의 말마따나 “저를 비롯해 창조한국당 국회의원 2명이 대기업 회장 출신이고 당원 중 기업인 출신이 1천 명이나 되는 만큼 [노선에서] 자유선진당과 배치될 게 없”는 것이다. 그의 궤적은 지난 10년 동안 김대중, 노무현 같은 부르주아 자유주의 정치인들이 보여 준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따라서 이명박 정부의 미친 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이런 자들이 아니라 독립적 대중 행동에 기대야 한다. 다가오는 6·4 재보궐 선거에서는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같은 진보 정당에 투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