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물가 인상을 부채질하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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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를 읽기 전에 “서민의 삶을 위협하는 고유가”를 읽으시오.
이명박 정부와 한국은행은 ‘물가 상승→임금 인상→물가 상승’의 악순환 운운한다.
그러나 인건비가 제조업 기업의 총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고작 10퍼센트 남짓이다. 임금이 10퍼센트 오르면 제품의 최종 소비자 가격은 0.6∼0.8퍼센트 정도 오르는 셈이다.
더구나 임금이 올라도 노동생산성이 그만큼 오르면 제품 가격은 오르지 않고 오히려 제품 원가가 떨어지는 효과를 낸다. 미국 노동부 통계를 보면 한국 제조업의 생산성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높다. 그리고 1990년 이후 거의 매년 실질임금 상승률은 생산성 증가율에 크게 못 미쳤다.
따라서 임금이 오르면 무조건 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임금이 아니라 유가, 원자재 가격, 사교육비 등이 물가 상승을 이끌어 왔다.
국내 정유회사들을 포함한 대재벌의 독과점 가격 책정, 그리고 이명박 정부의 각종 ‘비즈니스 프렌들리’ 정책도 고물가의 원인이다.
예를 들어, SK·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은 원유도입가보다 훨씬 비싼 국제현물가를 기준으로 원가를 산정해서 어마어마한 마진을 붙여 판매한다.
최근 가격이 크게 오른 밀가루는 CJ 등 3개 기업이 국내 시장의 75퍼센트를, 설탕은 CJ 등 3개 기업이 1백 퍼센트를, 세제는 LG 등 4개 기업이 90퍼센트를 독점하고 있다.
수출 대기업을 위한 고환율 정책도 수입물가지수가 44.6퍼센트나 뛴 이유 가운데 하나다. 44.6퍼센트 중 17퍼센트는 환율 상승에 따른 것이다.
따라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투쟁은 완전히 정당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