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위협을 중단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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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 가능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 6월 20일에는 이스라엘 공군이 전투기 1백 대를 동원해 이란 핵시설을 겨냥한 모의 군사 훈련을 실시했고, 28일에는 페르시아만에서 미 해군이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을 갖춘 이지스함의 탄도미사일 방어 훈련을 실시했다.
이란 공격을 둘러싸고 미국과 이스라엘 지배자들은 심도 깊은 협의를 하고 있는 모양새다. 7월 2일엔 미국 합참의장 마이클 멀린이 이스라엘을 방문했고 10일엔 이스라엘 정보기관 국장이, 14일엔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미국을 방문했다. 21일엔 이스라엘 군 참모총장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전 UN주재 미국 대사이자 네오콘으로 널리 알려진 존 볼턴은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할 최적 시점은 미국 대통령 선거일인 11월 4일과 새 대통령이 취임하는 1월 20일 사이”라는 구체적 전망까지 내놨다. 만약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격한다면 미국 정부와 협의 아래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과 이스라엘 정부에게 이란 문제는 미룰 순 있어도 피할 순 없는 문제다.
미국이 이라크 점령에 실패하며 비틀거리는 동안 중동에서 이란의 영향력이 커졌다. 미국이 이라크를 통제하기 위해 내세운 총리 알 말리키는 시아파 종교 지도자로 같은 시아파의 국가인 이란의 영향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1만기 이상의 핵탄두를 보유한 미국이 이란의 핵 위협을 과장하는 것은 중동에서 이란의 커진 영향력을 견제하는 것이 목적이다.
핵독점
그러나 이스라엘은 이란이 실제 핵무기를 보유해 중동에서 자신의 핵독점이 깨지는 것을 실제로 엄청난 위협으로 느낀다. 자신의 골칫거리인 팔레스타인의 하마스, 레바논의 헤즈볼라 뒤에 이란이 있다고 여기기도 한다.
미국은 유럽연합과 손을 잡고 이란에 이런저런 압력을 넣고 경제 제재로 이란을 고사시키려 했지만 그마저 쉽지 않았다. 이란은 국내 자원이 워낙 풍부한데다 미국을 견제하려는 중국·러시아와 동맹을 구축해 경제 제재의 효과를 떨어뜨렸다. 미국의 경제 제재에 동참해 이란 천연가스 사업에서 손을 뗀 프랑스 기업 토탈의 자리를 사흘 만에 러시아의 가즈프롬이 꿰찬 것은 가장 최근 사례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군사적 해결책에 유혹을 느끼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점령의 실패는 미국의 운신의 폭을 매우 좁혀 놨다.
게다가 이스라엘을 통해 대리전을 치르기로 결정하더라도 지난 2006년 이스라엘이 레바논 헤즈볼라와의 전쟁에서 패배한 데서 알 수 있듯이 승리가 보장된 것도 아니다. 당시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은 미국의 이란 공격의 전초전 성격이 강했다.
이런 모순된 처지 때문에 이란 공격 문제를 두고 미국 지배자들은 현재 분열해 있다.
부통령 딕 체니는 무력 외에는 이란을 저지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여긴다. 반면 합참의장 마이클 멀린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이어] 제3의 전선을 만드는 이란과의 전쟁은 미군에 엄청난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반전 운동은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부를 끔찍한 결과를 경고하며 그것을 저지할 유일하고 가장 강력한 힘인 아래로부터의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