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항의 촛불〉 5호에 실린 ‘김정일 와병설 논란이 보여 준 것’이란 기사는 북한 권력구조 위기를 빌미삼아 군사적 개입을 강화하려는 남한 지배자들의 위험성을 잘 폭로했다.
그러나 남한 지배자들이 확인되지도 않은 ‘김정일 건강 이상’을 핑계 삼아 냉전적 호들갑을 떨 뿐이라는 논조는 부적절하다. 미국 정부가 김정일 정권의 붕괴가 낳을 파장을 우려하는 ‘양면성’을 남한 정부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남한 우익들은 북한 급변사태로 발생할 ‘난민 문제’와 ‘통일 비용’ 등이 가뜩이나 위기에 빠진 “한국 경제 전체를 짓누르는 무거운 짐이 될 것이란 점”을 경고하고 있다(〈조선일보〉). 무엇보다 한반도를 둘러싼 열강의 개입에 어떤 입장을 취할 것인지가 가장 큰 고심이다.
‘한미동맹’에 확고한 무게 중심을 둔 이명박 정부와 남한 우익들은 북한 위기에 개입하는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어떻게 ‘줄타기’ 해야 하는지를 둘러싸고 혼란에 빠져 있다.
〈조선일보〉는 “북한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우리 앞길을 막아설 나라”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통해 미국이 좀더 주도력을 발휘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나 냉전 우익들의 목소리에 맞서 “6자회담의 틀을 잘 살려야 한다”는 입장도 대안이 될 수 없다. 6자회담의 주역들은 모두 한반도 불안정을 핑계로 자국의 군사력을 강화하고 동북아를 불안정에 빠트리는 장본인들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북한을 제물삼아 제국주의 경쟁을 심화시키는 주변 열강로부터 독립적으로 북한 민중의 저항을 방어하고 지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