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식 ‘법치주의’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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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부 내 일부 판사들이 고위층의 외압에 반기를 들었다. 박재영 전 판사가 대표적 사례다. 박재영 전 판사는 촛불 항쟁 당시 야간 집회를 불법으로 규정한 집시법에 대해 위헌제청을 하고,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안진걸 조직팀장을 석방했다.
이번 사법 스캔들은 사법부의 강력한 위계질서에 묻힐 수도 있었다. 그러나 계속 압력을 넣는 법원 상층부에 항의해 박재영 전 판사가 법복을 벗는 것을 바라보던 동료 판사 5명이 법원 내부게시판에 공개 비판 글을 올렸다.
민주적 기본권에 대한 이명박 정부의 마구잡이식 공격에 대한 반발이 상층 권력 기구 내에서도 일어난 것이다.
지난해 사회주의노동자연합에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구속영장이 두 차례나 기각된 것도 그런 경우라 할 수 있다.
이명박의 ‘사법 포퓰리즘’ 비판이, 일부 판사들에게는 정권이 판사에게 메모를 건네 판결을 좌지우지하던 시절로 돌아가자는 얘기로 들렸을 법하다.
신영철 파동은 MB식 법치주의라는 것이 결국 민주주의 권리 약화를 가리키고 있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신영철 파동 때문에 MB식 통치는 또다시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다. 언론악법 밀어붙이기가 언론노조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혔고, MB식 ‘공권력’ 강화가 용산 참사를 일으켜 한나라당의 2월 국회 ‘전략’을 파탄낸 것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