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노조 양형근 활동가 인터뷰:
“공적자금 투자와 국유화로 일자리를 지키자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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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인집회에 노조는 어떤 자격으로 참여했습니까.
우리는 공익채권자 자격으로 참여했습니다. 수개월 째 임금이 체불됐기 때문에 공익 ‘채권자’가 된 것입니다. 각 조합원들의 채권을 모아 노조가 대표로 참여한 것입니다. 이것만 봐도 우린 희생해야 할 채무자가 아니라 채권자입니다.
노동조합은 어떤 주장을 했습니까.
지금 쌍용차 부실화의 문제가 ‘누구의 책임이냐’는 문제를 핵심적으로 제기했습니다. 사태 원인과 책임 규명이 우선이고, 이를 통해 진짜 책임자인 대주주 상하이자본과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적지 않은 채권자들이 우리 주장을 호의적으로 경청했습니다. 한 채권자는 제 발언을 제지하는 판사에게 “노조 주장도 일리가 있으니 들어보자”고 해 제가 말을 계속 할 수 있었습니다.
상하이자본의 책임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입니까.
상하이자본에게 쌍용차가 매각된 이후 1조 4천억 원이나 되던 회사 유보금이 사라져 적자로 돌아섰습니다. 상하이자본이 자기네 돈으로 지급해야 할 쌍용차 매입 대금을 회사 돈으로 냈다는 의혹이 큽니다. 신차 기술을 중국으로 가져가 막상 쌍용차는 4년이나 신차를 출시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런 사실들을 수사하지 않고 있습니다.
또, 당시 사측 회계 담당이 황당하게도 지금 법정 관리인으로 있습니다. 이 사람이 우릴 절반이나 해고한다고 합니다. 책임 있는 사람이 책임져야죠. 머리가 아픈데, 배 째놓고 수술해봐야 치료가 되겠습니까.
관계인집회에서 일단 9월 15일까지 회생 방안을 제출하도록 결정됐습니다. 해고에 동의하지 않으면 ‘청산’될 수도 있다고 사측이 협박하는 상황에서 이것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청산가치가 회생가치보다 수천억 원이나 낮은데, 청산은 순전히 협박입니다. 그것이 오늘 명백히 확인된 것입니다.
오늘 법원 결정은 쌍용차 회생을 위한 출자를 누가 할 것이냐의 문제를 다루지 않았습니다. 또, 파업에 들어간 지금은 법원 결정보다도 힘의 논리가 더 중요한 상황인 것입니다.
저는 정부가 [대주주인] 상하이자본의 책임을 물어 주식 지분을 소각하고, 그러면 자동으로 산업은행이 대주주가 되는 데, 여기서 공적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국유화해서 일자리 지키자는 겁니다.
그런데 정부는 쌍용차를 시발점으로 인력감축식 구조조정을 본격화하려 합니다. 그래서 이 투쟁은 단지 쌍용차 조합원의 생계뿐 아니라 정권과 대결하는 노·정 투쟁입니다.
쌍용차는 향후 구조조정의 향방을 가늠할 전초전입니다. 오늘 모인 인원이면 시작점으로는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을 갖고 반드시 이길 것입니다.
우리가 먼저 잘 싸워야겠지만, 더 강력한 연대 투쟁이 만들어지길 많은 조합원이 바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