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9일 쌍용차 파업 19일차 현장 소식: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을 높여 가는 쌍용차 노동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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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9일 오전에 평택지역 3개 종단(개신교, 불교, 천주교)이 공장 안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파업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 주듯 많은 기자들이 모여들었다. 공권력 투입 반대, 정리해고 철회, 정부의 적극적 개입을 요구한 3개 종단의 기자회견은 점거 파업에 대한 연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 줬다. 이들은 가대위에 투쟁기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확대될 예정이다. ‘쌍용차 정리해고 반대, 서민경제 살리기 범경기도민대책위’에 따르면 평택뿐 아니라 경기도 지역의 종교인, 노무사, 변호사, 의료인, 시민사회단체 등이 파업을 지지하며 정리해고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고 한다.
내일 한나라당이 ‘쌍용차 조기 정상화를 위한 당정회의’를 연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노조가 모든 양보안 폐기를 선언하고 더욱더 강력한 투쟁을 선포했음에도 한나라당이 해결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저들의 궁색한 처지를 보여 준다. 한나라당 지지율이 민주당보다 아래로 추락했고, 〈조선일보〉도 ‘보수 공멸’의 위기를 걱정하고 있는 상황에서 6월 노동자 투쟁의 도화선이 될 수 있는 쌍용차 문제 해결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압력이 한나라당과 정부를 움직이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이에 조합원들은 “한나라당을 어떻게 믿냐”고 하면서도 “우리에게 유리하다”, “이길 수 있다”며 더 자신감을 얻은 듯했다.
“우리에게 유리하다”
서울대 교수들로부터 시작된 시국선언이 대학가, 학생회, 종교계, 법조계까지 퍼져 나가고 있는 데다 6?10 대회, 6월 13일 민주노총 결의대회 등 정부 정책에 반대하는 시위가 줄지어 잡혀있는 상황도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자신감을 주고 있다.
그러므로 쌍용차지부가 6월 10일 범국민대회에 적극 참가하기로 결정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다. 지금의 대정부 정치 투쟁에 참가하는 것은 이명박 정부에 맞선 정치적 투쟁에 도움이 될 뿐 아니라 노동자들의 사기도 올릴 수 있다.
현재 사측은 노동자들이 현장을 비워 둔 창원공장, 정비사업소 등에서 파업에 참가하지 않은 조합원들을 회유하며 분사, 전환배치 등을 추진하고 있다. 저녁 촛불 문화제 때 정비사업소의 한 조합원은 “분사로 소속도, 돌아갈 곳도 없어졌다”며 “여러분들이 저를 지켜 주실 것이라고 믿는다. 싸워서 분사화를 박살내자”고 호소했다. 창원공장에서 온 조합원은 “평택은 빼앗기면 안 된다”, “반드시 이겨야한다. 꼭 이겨서 창원으로, 집으로 돌아가자”고 호소했다. 두 명의 50대 여성 조합원들을 포함해 비정규직 조합원 20여 명도 도장반에 들어가 “죽기를 각오하고 싸우겠다”고 하고 있다.
그러므로 한상균 지부장의 말처럼 “정리해고 철회뿐 아니라 분사화 철회, 전환배치 철회, 원하청 고용보장” 등의 목표를 쟁취할 때까지 물러서지 말고 싸워야 한다.
촛불 집회가 시작하자마자 비가 내렸다. 노동자들은 한 시간 동안 맨몸으로 비를 맞으면서도 누구하나 움직이지 않았다. 가족들도 비닐을 머리 위에 덮어쓰고 집회에 참가했다. 노동자들의 가슴에 자신감과 승리에 대한 확신이 피어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