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반자본주의신당에 대해
〈노동자 연대〉 구독
게다가 충분한 사전 토론을 통해 채택된 강령이 거의 혁명적 수준에 가까워졌다. 국가에 대한 입장, 아래로부터의 변혁에 대한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특히, 당명에 ‘혁명’이라는 말을 집어넣자는 제안이 창당대회에서 있었는데, 근소한 차이로 졌다. 지도부가 적극 나서서 ‘혁명’이라는 말이 들어가면 많은 사람들이 거리를 둘 것이라고 서둘러 진화했기 때문에 채택되지 않은 것이다. 그러나 거의 혁명적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매우 좌파적이고 행동가적인 당이다. 혁명적 당은 아니지만 혁명가들의 당이다.
그런 점에서 NPA는 운동의 전진이고 진보다. 그러나 이것이 얘기의 끝은 아니다. 문제점들도 있다.
첫째, 올리비에 브장스노의 인기가 엄청 높아 한 조사에 의하면 지지율이 50%까지 올라 대통령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데, NPA 당원 수는 고작 9천 명이다. 따라서 지도자에 대한 인기에 비해 기층 당원들의 실제 수는 격차가 있다. 1921년 트로츠키는 3만∼4만 명의 당원을 갖고 있는 독일 공산주의노동자당을 “3만∼4만 명 당원의 대수롭지 않은 정당”이라고 말한 바 있다. 새로운 정당이지만 대중과 관계를 맺고 기층 차원에서 투쟁과 운동에 개입하고 지도할 수 있는 정당이 돼야 한다. 이는 비판이 아니라 현실적인 평가를 하는 것이다.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정확하게 가늠하기 위해 현실적 평가를 하는 것이다.
둘째, 동질성 결여 문제다. LCR은 1991년 옛 소련 붕괴 후, 정치가 불분명해졌고 방향성을 잃어버렸다. 그 후 언젠가 그 지도자는 자신들에게 필요한 것은 1793년의 자코뱅주의이지 1917년의 볼셰비즘이 아니라고 했다. LCR 당원 개인들을 보면 대부분 혁명가들이다. 그러나 명확한 정치를 갖고 있지 않다. 심지어 프랑수아 사바도
셋째, 혼란스런 정치 때문에 LCR은 정치적 오판을 자주 했다. 그러므로 새 정당이 정치적으로 옳은 판단을 하리라는 보장은 없다. 예를 들어 LCR이 범한 최근의 큰 오류는 5백만 무슬림
넷째, 우리 동지들도 문제다. 프랑스 국제사회주의자들은 LCR에 입당해 그 당원들과 함께 활동하면서 NPA 창당대회 성사에 큰 기여를 했다. 그들은 50~60명가량 되는데, 그 절반이 청산주의적이 됐다
다섯째, 사바도 같은 NPA의 핵심적 지도자는 NPA ‘모델’을 유럽 전역으로 기계적으로 일반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모든 유럽 지역에 NPA를 만들라고 기계적으로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가령 스페인은 좌파의 이데올로기적 지형 등 정치적 조건이 프랑스와 전혀 다르다.
NPA는 상당 부분 우리 기대 이상으로 혁명적이었다. 더 좌측으로 창당했다. 창당시 채택될 강령의 초안을 만드는 과정에서 3백50개 지역위원회가 소집되고 거기에서 일일이 조항별로 토론되고 투표됐고, 그것이 창당대회로 온 것이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좌경화됐다. 멋진 결과다. 그러나 이것이 다가 아니다. 그들은 노동계급의 투쟁으로부터 배우고 지도하려고도 애써 보면서 성장해야 한다. 그러나 사바도도 직접 이야기한 바 있지만 투쟁의 수위가 올라갈 때는 신생 정당도 쉽게 성장할 수 있다. 큰 문제가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그러나 투쟁이 퇴조할 때는 내부적으로 논쟁이 불거지고 그것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