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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2009:
1천여 명이 반자본주의적 대안을 진지하게 토론하다

다함께가 주최하는 진보 포럼 맑시즘2009가 7월 23일부터 26일까지 나흘 동안 고려대에서 열렸다. 맑시즘2009는 성공적이었다. 특히 세계 경제 위기 속에서 열린 맑시즘2009에서는 어느 때보다 위기의 원인과 대안을 모색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했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전국언론노조, 한국진보연대,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등 2백16개 시민·사회 단체가 맑시즘2009를 후원했다. 특히 두 달째 공장 점거 파업을 벌이고 있는 쌍용자동차노동조합은 “끝까지 투쟁해서 경제 위기 고통을 노동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지우는 자본의 공세를 뚫을 수 있는 쌍용차 투쟁을 만들어 내겠습니다”하고 연대 메시지를 보내 의미를 더했다.

이런 지지와 후원 덕분에 1천63명이 등록해 성황리에 행사가 열릴 수 있었다. 등록자 중 대학생들이 절반을 넘었다. 여성 참가자도 4백여 명에 달했고 청소년도 36명이 참가해 활기 넘치는 토론의 장을 만들었다. 호주, 뉴질랜드, 미국, 일본 등 해외 참가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윤선

맑시즘2009 개막식 ‘위기의 시대, 더 나은 세계를 위한 투쟁’은 이정아 쌍용차 가족대책위 위원장과 최상재 언론노조 위원장, 조연희 전교조 대외협력실장 등 최전선에서 위기에 맞서 싸우고 있는 투사들의 연설로 힘차게 시작됐다. 최상재 위원장은 언론노조 총파업으로 참석하지는 못했지만 영상을 통해 언론악법 날치기 처리에 맞선 투쟁을 호소해 큰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정아 위원장의 절절한 연설은 참가자들로 하여금 감동의 눈물을 쏟게 했다.

50여 개 강연에선 나흘 내내 활기와 열정이 넘쳤다. 특히 경제 위기를 다룬 강연들은 모두 성황을 이뤘다. 좌파 경제학자 우석훈, 정성진 교수의 강연과 《21세기 대공황과 마르크스주의》의 저자 크리스 하먼의 강연은 분강인데도 참가자 수가 2백 명에 가까웠다. 자본주의 위기에 대한 진정한 대안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김규항, 하종강, 우석균 등 저명한 연사들의 강연도 큰 호응을 얻었다. 한 참가자는 “평일에 진보를 고민하고자 이른 아침에 나온 1~2백 명은 적은 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바로 이들을 만나기 위해 연사들이 무보수로 연단에 섰을 것이다. 이런 연사들이, 강연들이, 참가자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하고 참가자들과 연사들의 열정에 감탄했다.

특히 올해는 다양한 주제를 둘러싼 패널 토론이 흥미를 끌었다. ‘진보진영, 북한을 어떻게 볼 것인가’, ‘위기의 자본주의 ― 학생좌파의 대안은 무엇인가’ 등에서 열띤 논쟁이 벌어졌고, 시간이 부족할 만큼 청중 토론도 활발했다. 민주주의, 여성, 환경, 이주, 과학, 예술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한 토론도 활발했다.

열기는 각종 문화 행사에도 이어졌다. 맑시즘2009 간이 서점에서는 총 1천4백10권의 책이 팔렸다.

오수연 작가가 함께한 ‘문학과 음악이 흐르는 밤’, 각종 영화 상영, 톈안먼 항쟁 20주년 기념 전시와 아프가니스탄 슬라이드 사진전도 관심 속에 진행됐다.

맑시즘2009는 연대의 장이기도 했다. 쌍용차가족대책위 활동 후원 모금에 50만 원 가까운 돈이 모였고, 용산철거민살인진압범대위 부스에도 30만 원이 넘는 돈이 모였다.

맑시즘2009는 쌍용차 노동자 파업과 언론악법 날치기 항의 운동 한복판에서 열렸다. 주최측은 25일 저녁 강연을 취소하고 언론악법 통과와 쌍용차 파업 노동자 지지 집회 참가를 호소했다. 언론악법 철회 촛불집회에는 맑시즘 참가자들이 ‘저항의 버스’를 타고 함께 참가했다.

폐막식 ‘야만이냐 변혁이냐, 위기의 시대 좌파의 과제’에는 크리스 하먼과 마지막 촛불 수배자 김광일 씨의 어머니 안명례 씨가 연단에 섰다. 안명례 씨는 아들의 안부를 기원하면서 아들의 대의를 지지하는 모든 이들에 대해 거듭 감사 인사를 했다.(크리스 하먼의 폐막 연설은 이번 호 6~7면에 실려 있다.)

한 청소년 참가자는 자신의 블로그에 “이번에 맑시즘에 처음으로 참가하면서 느낀 건데 진짜 이건 짱이다. 말하자면 그건 내 머릿속 밀실에만 있는 혁명이었다. 그런데 이렇게 여러 사람이 광장에 모여서 지금 여기에서 사회주의와 혁명을, 노동과 자본을 말하다니 설렌다. 설레는 일이다, 이건!” 하고 떨리는 참가 소감을 남겼다.

맑시즘2009는 끝났지만 오늘날 위기의 시대에 더 나은 세계를 향한 투쟁은 계속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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