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에 대한 분노가 정권 퇴진 요구로 모이고 있다.
지난 9월 4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을 비롯해 21세기한국대학생연합, 한국청년단체연합(준),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등 다섯 대중 단체가 공동 발의해 ‘(가칭)MB독재 심판! 민주주의·민중생존권 쟁취 공동투쟁본부(이하 ‘공동투쟁본부’)’ 건설을 위한 워크숍이 열렸다.
이들은 제안서에서 “기층의 대중조직과 진보민중 진영이 사안별 연대를 넘어 ‘이명박 정권 퇴진’이라는 공동의 목표 아래 공동투쟁을 전개하자”고 밝혔다. 그리고 “막무가내식 일방주의를 포기할 의사도 없고, 정책 전환 가능성도 없는 이명박을 그대로 두고서는 민생도 민주주의도 남북평화도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므로 “진보민중 단체들이 공동으로 ‘이명박 정권 퇴진’을 공식화하면서 … 자신의 계급적 요구와 퇴진 투쟁에 대한 요구를 결합시키고 구체적 실천들을 확대하며 정권 퇴진 운동의 토대를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날 워크숍에는 공동 발의한 다섯 단체를 비롯해 다함께,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사회당, 사회진보연대, 사회주의노동자당(준), 한국진보연대 등 진보민중 진영의 주요 단체들이 참여했는데, 참여자들은 모두 “MB 퇴진을 목표로 하는 진보민중 진영의 공동투쟁본부”를 건설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 결과 오는 9월 22일(화)에 ‘공동투쟁본부’가 닻을 올리게 된다.
‘공동투쟁본부’가 이명박 정부의 반민주적 탄압과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분노해 점차 확산해 온 ‘MB 퇴진’의 염원을 결집시킬 수 있는 진보진영의 연대체가 되길 희망한다.
무엇보다 실질적인 조직력과 동원력을 갖춘 민주노총과 대학생, 청년 단체 등이 이명박 정권에 맞선 저항 운동의 구심 구실을 자임하고 나선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최근 이명박 정부는 친서민·중도실용 정책, 정운찬 총리 기용, 남북 관계의 일시적 개선 등 유화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이는 상반기에 벌어진 용산참사 항의 운동, 민주적 권리 수호 운동, 쌍용차 투쟁 등 진보민중 진영의 강력한 저항의 결과이자, 10월 재보궐 선거와 2010년 지자체 선거를 앞두고 일방적 강경 탄압만을 고집하기는 어려운 지배계급의 선거 전략의 일환이기도 하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의 통치 전략이 본질적으로 바뀐 것은 아니다. 더욱이 이명박 정부의 정치 위기의 근원인 경제 위기는 여전하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는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과 동시에 저항의 확대를 막기 위해 반민주악법을 강행하려 한다. 또, 비정규직법 개악, 대량해고와 구조조정, 4대강 사업 등도 여전히 밀어붙일 태세다.
따라서 진보민중 진영이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단결하고 대중적 저항 운동을 건설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 워크숍에서 신승철 민주노총 사무총장이 말했듯이, “이명박 정부에 맞서기 위해서는 적어도 5만~10만 명 이상이 모이는 단호한 투쟁을 벌여야 한다. ‘공동투쟁본부’는 바로 이러한 투쟁을 벌이기 위한 조직”이어야 한다. 특히 민주노총 지도부는 지금까지와는 달리 가장 조직력 있는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실제로 대규모로 조직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곧 닻을 올리는 ‘공동투쟁본부’가 ‘MB 퇴진’을 바라는 수많은 사람들의 열망을 실질적으로 모아내고 대중 운동을 벌여 나가는 기구로 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