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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편지
‘지구온난화의 진실은 무엇인가’ 토론을 보고

IPCC 보고서(2007년)는 Work Group I~III의 보고서를 통합한 것인데 각각 영어로 1천 페이지에 달합니다. 이런 보고서를 누구나 다 읽을 수 없기 때문에(영어 실력이 아무리 뛰어나다하더라도) 만들어진 것이 ‘정책결정자용 요약본’ 입니다.

그리고 IPCC 보고서에서 지구온난화의 과학적 사실을 다루고 있는 Work Group I의 보고서 6장(p433~497)은 고기후만을 위해 할애된 부분입니다.

저는 대기과학 박사학위를 준비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수업의 일환으로 보고서를 직접 읽었지만 보고서 본문에 없는 내용이 ‘요약본’에 들어간 것은 없습니다. 사실 “단정적인 어조로 결론을 짓고 있기에 과학을 연구하는 많은 이들이 따가운 시선을 보내고 있다”는 주장 자체가 황당합니다. 오히려 그런 비판을 우려해서 IPCC 보고서는 정량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표현의 강도를 정하고 있기까지 한데 말입니다.

저는 《지구온난화에 속지 마라》라는 책을 읽어보지 않았고 따로 비판적 서평을 써야 할 이유가 생기지 않는 한 읽어볼 계획도 없습니다. 차라리 제 전공분야 논문 또는 재생에너지나 친환경적 도시계획 등에 관한 책을 읽겠습니다(조지 몽비오의 책은 그런 점에서 매우 권장합니다).

왜냐하면 지구온난화가 사실이냐 아니냐라는 논쟁은 물론 원인물질인 온실가스에 대한 연구도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최근 학계에서는 온실가스 이외에 기후변화 원인물질, 그리고 기후시스템의 복잡한 내부 연계과정 특히 피드백(기후변화의 결과가 다시 원인물질을 자극하여 더 큰 결과를 불러오는)에 대한 연구가 한창입니다.

지구온난화가 거짓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들이 학계가 아닌 언론에 대고 직접 떠드는 이유도 이 때문입니다. 그리고 한줌밖에 안되는 이들이 언론에 나서기 위해서 필요한 자금력과 명성을 뒷받침하고 있는 것이 바로 석유기업들입니다.

지구온난화 대책을 찾기 위해서는 “지금 논쟁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에 제대로 답해야 합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왜 이미 재생에너지, 저탄소 건물 등의 기술이 있는데도 실현되지 않는가” 하는 것에 대한 논쟁입니다. 지구온난화의 사실 여부는 이미 지나도 한참 지난 토론거리이며 보다 생산적인 질문에 답을 함께 찾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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