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과정에서 드러나고 있는 용산 살인 범죄의 실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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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설날 직전 남편과 아버지를 잃은 용산 참사 유가족들은 또다시 그곳에서 검은 상복을 입은 채로 ‘끔찍한’ 추석을 맞았다. 추석 전에 장례를 치르겠다는 소망은 무참히 깨졌다.
남편을 잃고, 아들마저 아버지를 죽인 ‘패륜아’가 돼 감방에 갇혀 있는 어머니의 마음과, 추석을 쇠고 나면 아버지 장례도 못 치르고 군대에 가야 하는 아들의 마음을 담아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다섯 가족의 운명을 송두리째 흔들어 놓고 아직도 묵묵부답”인 이명박 정부를 규탄했다.
이에 국무총리 정운찬은 추석날 용산참사 현장을 방문해 유가족들의 손을 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하루빨리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믿어 달라”고 했지만, 유가족들의 걱정과 염려는 가시지 않았다.
정운찬이 “중앙정부가 사태 해결의 주체로 직접 나서기는 어렵고, 당사자들 간에 원만한 대화가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정부의 책임을 회피했기 때문이다. 또, 정운찬은 검찰이 감추고 있는 수사기록 공개 요구에 대해서는 “수사기록 공개는 검찰의 권한으로 알고 있다”며 회피했다.
정부의 책임을 인정하고, 용산참사 유가족 등에 실질적으로 배상하고 김석기 등 책임자를 구속·처벌할 생각이 조금도 없는 것이다.
지금 유가족들은 살인적인 재개발 정책의 시정, 임시상가와 임대상가 등 철거민들의 생존권 보장, 수사기록 공개, 고인들에 대한 ‘테러리스트’ 누명 벗기기 등을 요구하고 있고 이것은 너무나 정당한 요구들이다.
용산참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진압 작전에 투입된 경찰특공대원들조차 화염병 때문에 불이 난 것을 본 사람은 없다고 증언하고 있다. 심지어는 동료가 사망해 분노와 적개심이 생겨 거짓 진술을 했다고도 얘기했다. 또 “만일 제가 지휘관이었다면 특공대 투입을 보류하고 상황을 지켜봤을 것”이라고 진술하기도 했다. 재판 과정에서 화염병 때문에 불이 났고, 경찰은 책임이 없다는 검찰의 논리가 경찰, 정보과 형사, 소방관 등의 증언으로 모조리 반박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검찰은 더는 진실을 은폐하지 말고, 당장 수사기록 3천 쪽을 내놓아야 한다.
벌써 정운찬은 누런 점퍼 입고 시장을 전전하며 어묵과 떡볶이를 먹으며 ‘친서민’ 쇼를 벌였던 이명박을 따라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친서민’을 떠든다고 해도 “용산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 그 어떤 말을 앞에 갖다 붙인다 하더라도 모조리 거짓말”(용산참사 유가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