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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 차별에 항의한 미누 체포:
미누를 즉각 석방하라

밴드 ‘스탑크랙다운’의 보컬이고 ‘이주노동자의 방송국’ 대표인 미누 씨가 10월 8일 출입국관리소 직원에 체포돼 강제출국될 위험에 놓여 있다. 출입국관리소는 미누의 사무실을 사전에 사찰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된 표적단속을 했다. 미누 체포는 정부가 예고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집중단속의 신호탄이다.

17년 전, 21살의 나이로 한국에 와서 식당부터 봉제공장까지 안 해 본 일이 없었던 미누 씨는 2003년 한국 정부가 장기간 체류한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을 강제추방하는 것에 항의해 성공회대성당 농성에 참여했다. 농성에 함께하면서 한국말 구호를 따라하지 못하는 동료 농성단원들을 위해 노래를 만들고 밴드를 결성했다. ‘스탑크랙다운’은 이주노동자들의 투쟁과 축제의 장에 빠짐없이 참가해 왔다. 각종 언론에서도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며 노래하는 밴드”로 소개되며 주목을 받아 왔다. 또 그와 ‘스탑크랙다운’ 밴드는 메이데이, 반전 집회, 한미FTA 반대 집회, 그리고 지난해 한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촛불 집회에서도 공연을 하며 한국 운동에도 연대해 왔다.

10월 14일 서울 출입국 사무소 앞에서 '이주노동자 문화 활동가' 미누 씨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뿐만 아니라 미누동지는 이주노동자들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의 삶과 목소리를 대변하는 ‘다문화 강사’로, 여러 토론회와 강연회의 연사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왔다. 그는 이주노동자들의 삶과 투쟁 현장을 직접 다니며 취재하고 영상을 만들어 많은 이주노동자들에게 알리는 문화활동을 해 왔고, ‘이주노동자 영화제’를 직접 조직해 왔다. 미누 씨는 이렇게 훌륭한 활동을 해 왔다. 그런데 바로 그 이유 때문에 정부는 그를 체포해 추방하려 한다.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미누 씨는 “나는 18년 동안 한국에 살아오면서, 단 한 번도 반사회적인 활동을 한 적이 없다. 한 사회에 20년 가까이 살아온 사람을 향해 이렇게 문을 굳게 닫는 것이 정말 정당한 일인가?” 하고 물었다. 그의 문제제기는 너무나 정당하다. 그는 지금 화성외국인보호소에서 이런 부당한 탄압에 함께 항의해 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을 언제라도 쓰다 버려도 되는 일회용품으로 취급한다. 이 전 정부도 마찬가지지만 이명박 정부는 입버릇처럼 다문화사회, 외국인과 함께 사는 사회를 얘기한다. 그런 한국 정부가 누구보다 ‘다문화’를 앞장서 실천해 온 미누 씨를 표적해 단속한 것은 정부의 ‘다문화주의’ 정책이 얼마나 위선인가를 잘 보여 준다.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 한국인의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비난한다. 이런 정부의 위선을 고발하며 진실을 알리는 미누 씨가 정부에겐 눈엣가시였을 것이다. 그래서 연말까지 진행되는 대대적인 이주노동자 단속을 앞두고 그를 표적 단속한 것이다. 미누 동지에 대한 탄압은 하반기 정부의 대대적인 미등록 이주노동자 탄압을 예고하는 것이다.

미누 씨의 석방과 하반기 미등록 이주노동자에 대한 탄압 저지를 위한 한국 운동 세력의 연대를 적극적으로 건설해야 한다.

미누 석방을 위한 활동에 대한 지지가 확산되고 있다

미누 씨가 표적단속된 다음날 미누를 방어하는 대책위가 신속하게 꾸려졌다. 이 대책위에는 MWTV, 이주노조, 외노협,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30여 시민사회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대책위는 10월 14일과 16일에 두 차례 기자회견을 했고, 16일에는 미누가 잡혀 있는 화성외국인보호소 앞에서 ‘17년간 한국에서 살아온 미누와 함께하는 하루’라는 행사를 했다.

미누 체포에 대한 한국인들의 관심이 확대돼 미누에 대한 탄원서에는 하루 만에 1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연명했다. 유럽과 일본에서도 탄원서를 받고 있다. 또, 신문을 보고 경남 산청에서 화성까지 미누를 면회 온 사람도 있을 정도다. 경향, 한겨레, MBC 등 각종 매체도 미누 씨 석방 운동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미누를 끝내 강제 출국시키려 할 듯하다. 16일에도 화성외국인보호소에 수차례나 미등록 이주노동자들 태운 버스가 들어가고 있었다. 한국 사회의 변화를 위한 미누 씨의 투쟁에 우리가 지금보다 더 큰 힘으로 화답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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