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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간 대화 조짐:
이번에는 과거와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최근 북미 간 대화 국면 도래를 환영한다.

이런 기대에는 강대국들 때문에 강제로 분단되고 같은 민족끼리 끔찍한 전쟁까지 치러야 했던 한반도 민중의 이해할 만한 평화 열망이 투영돼 있다. 오바마가 노벨 평화상 수상에 부응했으면 하는 기대도 있다.

이번엔 과거와 달라질까?

비슷한 협상이 지난 20년간 수차례 반복됐다. 간혹 합의를 도출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합의들은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원점으로 돌아갔다.

최근 북미 협상으로 나아가는 상황을 보면, 과거의 필름을 재상영하는 듯한 느낌이다.

동상이몽의 한중일 지배자들 이들에게 한반도 평화를 기대하긴 어렵다.

과거와 마찬가지로, 제재 국면에서 대화 국면으로 전환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더디다. 이는 한반도 주변 나라들의 이해 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북한 문제는 단지 북미 양자 간의 문제만은 아니다. 한반도 주변은 미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러시아, 남한 등 열강과 소열강이 자국의 위상을 높이고자 치열하게 각축전을 펼치는 곳이다.

현재 미국은 협상에 나서는 것 외에 다른 도리가 없다. 오바마 정부가 부시 정부와 달라서 그런 것이 아니다. 오히려 부시 정부 때와 마찬가지로, 중동 전선의 어려움 때문에 북한에 군사적 대응을 할 수도 없고, 중국이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아 제재 효과도 떨어졌기 때문이다. 미국으로서는 북한을 협상장에 끌어들이려면 양자회담을 수용하거나 북한을 압박하는 의제를 축소하는 등 북한에게 약간의 양보를 할 수밖에 없다.

과거의 필름

그러나 한반도 주변의 다른 나라들은 이해관계가 다르다. 물론 이들이 아직까지 미국의 의사를 근본에서 거스를 수는 없겠지만, 양자회담 과정에서 자국의 입지가 약해지는 것을 그냥 두고 볼 수는 없는 법이다. 그래서 동아시아 각국은 자국의 입지를 넓히고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중국은 ‘북중 친선의 해’를 내세워 북한에 지원을 늘리면서, 적극적으로 북한을 협상장에 끌어들이려 했다. 이명박 정부는 북한을 제외한 5자 회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든가, 사실상 ‘비핵 개방 3000’ 구상의 국제적 버전에 해당하는 ‘그랜드 바겐’ 구상을 내놓기도 했다. 일본의 하토야마 정부는 전임 정부와 마찬가지로 일본인 납치 문제를 협상 의제에 포함시키려 한다.

북한은 현재까지 미국이 양자회담을 보장한다면 협상장에 나올 의사가 있는 듯하다. 따라서 더디더라도 결국에는 협상이 시작될 가능성이 높겠지만, 문제는 협상에서 합의를 도출하는 데에는 더 지난한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그동안 미국은 협상에서 양보한 후에도 추락한 위신을 추스르기 위해, 걸핏하면 합의를 어기고 북한에 압박을 강화했다.

이는 다시금 동아시아의 긴장과 불안정을 키웠다.

제국주의 강대국들 간 경쟁이라는 체제의 논리가 그대로 유지되는 한, 강대국들이 밀집해 있는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둘러싼 경쟁은 끊임없는 불안정을 낳을 것이다. 평화 전도사가 아니라 미국 제국주의 수장으로서 행동할 오바마의 앞날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다.

관/련/포/럼/소/개

서울 중북부 사회포럼
오바마의 동북아 전략과 한반도의 미래

연사: 장창준 _ 새세상연구소 연구위원, 정병호 _ 〈레프트21〉 기자
일시: 11월 10일(화) 오후 7시 30분
장소: 대학로 한성대 에듀센터 807호 (혜화역 4번 출구 도보 3분 거리, CGV 옆 건물)
참가비: 2천5백 원
주최: 다함께 서울 중북부지구
문의: 070-8113-8541 / 010-3362-1968
http://blog.naver.com/atgjbforum

서울 남부 사회포럼
오바마의 미국과 한반도

연사: 정욱식 _ ‘평화네트워크’ 대표, 정병호 _ 〈레프트21〉 기자
일시: 11월 12일(목) 오후 7시 30분
장소: 강남스터디 605호 (강남역 6번 출구 외환은행 건물 6층)
참가비: 4천 원
주최: 다함께 서울 남부지구
문의: 02-416-0963, 010-5784-317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