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18년 동안 살아오다가 최근 표적 단속돼 고향인 네팔로 강제 추방당한 이주노동자 문화활동가인 미누 씨와 국제 전화로 인터뷰를 했다.
갑작스럽게 나오게 됐는데,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나더라고요. 모든 걸 다 잃어버린 느낌이었어요. 비행기 안에서도 물 한방울 입에 못 댔습니다. 이렇게 돼서 사람들이 얼마나 혼란스러워하고 마음 아파하고 있을까 생각하니 슬픕니다. 18년 동안 기나긴 꿈을 꾼 느낌이에요.
그동안에도 토끼몰이식 단속이 있었습니다. 올해는 그보다 더 강하게 한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미등록 이주노동자 수를 줄이려고 단속한다는데, 더 많은 부상자와 사상자가 나타날 것입니다. 그렇게 돼서는 안 됩니다.
이주노동자들은 [자신의] 나라가 어렵고, 경제적인 어려움이 있어서 다른 나라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 기업, 공장들이 요청하면 한국 정부가 각 나라에 요청해서 이주노동자들을 들여오죠. 그런데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어떤 일을 해야 할지 정확하게 알려주지 않고, 공장을 이동하게 해 달라고 해도 해 주지 않습니다.
이런 문제들을 개선할 방안은 생각하지 않고 이렇게 토끼몰이식으로 잔인한 단속을 계속한다면 큰 책임을 물을 날이 올 것입니다.
몽골이나 필리핀에서는 한국인이라고 하면 욕하는 일도 있다고 해요. 심지어 폭행까지도 일어난다고 하는데, 정부의 잘못된 행위 때문에 이주노동자들도, 한국 국민들도 상처 받는 일이 없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명박이 아시아 나라들 돌면서 [각국의 정부들과] 협상 등 여러 가지 하는데, 왜 한국에 있는 그 나라 국민들에게 무자비하게 하나요?
다문화를 외치면서 다른 문화는 문화가 아닌 것처럼, 이주민들을 배려하거나 대우해 주거나 이런 것은 너무 생각을 안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주노동자 문제는 한국 노동계에서 신경 써야 할 문제입니다. 사실 한국 노동계가 그동안 이주노동자 문제에 거의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 노동자들도 이주노동자들을 올바르게 보지 못해서 현장에서 [한국 노동자와 이주노동자 간에] 충돌이 생기기도 했어요. 같은 노동자들끼리 싸우게 된 거죠.
한국 노동계가 한국 노동자들에게 이주노동자들이 필요하다는 것을 고민해서 얘기해 줘야 해요. 그래야만 좋은 노동환경이 만들어지지 않겠어요? 이주노동자들은 물론 자기들이 필요해서 오기도 하지만 사실은 한국 쪽에서 더 필요해서 오는 사람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