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당국은 ‘폐지 투쟁’에 대한 보복으로 용역업체 재입찰 때 노동탄압으로 유명한 업체를 선택해 노동자들의 정년을 줄이고 고용 조건을 악화시키려 했다.(〈레프트21〉 온라인 기사 ‘고려대 환경미화 노동자 투쟁 재돌입’ 참고) 게다가 이에 항의하기 위해 총무처를 찾아간 2백여 명의 노동자들에게 “우리는 관계 없는 일”이라며 대화를 거부했다.
그러자 노동자들은 원청인 학교에 고용 보장을 요구하며 12월 22일 총무처 농성을 시작했다. 노동자와 학생 들은 2박 3일 내내 농성에 계속 함께하며 학교 당국과 용역업체에 고용 안정과 기존의 단체협약 승계, 노동조합 활동 보장을 요구했다. 중식 집회와 퇴근 후 집회에는 2백여 명의 노동자들이 집회에 참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였다.
학생들도 열의있게 연대했다. 방학임에도 학생 1백여 명이 함께 농성을 시작했고, 농성 내내 문과대·이과대·정경대 학생회, 고려대 학생행진, 다함께 고려대 모임 등 다양한 단체에서 활동하는 학생들이 함께했다. 학생들은 겨울 학기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투쟁을 알리고 지지를 호소했다. 농성 중에 있었던 기자회견에는 ‘비운동권’으로 알려진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을 포함해 거의 모든 중앙운영위원들이 참가해 노동자들의 요구를 지지하며 학교를 규탄했다.
학교 당국은 농성에 연대해 함께 밤을 새는 학생들을 징계하겠다고 협박했고, 노동자들과 확약을 맺었던 이전 용역업체에게 업무방해죄로 고소하겠다고 위협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투쟁 의지는 꺾이지 않았고 학생들의 연대도 계속됐다. 결국 크리스마스이브였던 24일, 고려대 총무처는 여태 얼굴도 비추지 않던 용역업체를 불러 노동조합과 협상하게 했고, 그 자리에 총무과장을 입회시켰다. 용역업체는 노동자들의 요구 대부분을 수용했다. 현재 일하는 노동자들은 정년을 보장받았고, 식대도 공격받기 전의 상태를 보장받았다. 그리고 용역업체 수를 늘려 노동자들의 단결을 가로막으려던 학교의 시도도 좌절됐다.
단호하게 농성을 진행한 노동자들과 방학임에도 연대를 건설한 학생들이 다시 한 번 학교 당국의 공격을 막아냈다. 투쟁에 참가한 노동자와 학생 들은 지난 2006년 출교 이후 처음으로 본관 농성을 해 승리할 수 있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