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교사 노동자의 정치 활동 자유를 방어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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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명박 정부는 탄압으로 노동자 운동을 위축시키려 한다.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불만을 터뜨리며 투쟁에 나설 수 있는 노동자들을 단속하려는 것이다.
그래서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정치 활동을 탄압하다가, 이제 전교조의 노조 설립까지 취소할 수 있다고 협박하기 시작했다. 진보정당 가입 사실이 밝혀져 해직될 교사들을 조합원에서 배제하지 않으면 노조 설립을 취소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지배자들은 노동조합의 집단적 정치활동을 거의 ‘범죄시’한다. 그래서 공무원노조와 전교조의 시국선언과 진보정당 가입·지지 활동을 용납할 수 없는 범죄인 양 비난해 왔고, 이런 분위기 속에서 인천지방법원이 전교조 시국선언을 유죄 판결했다.
하지만 이런 비난과 공격은 거꾸로 지배자들이 노동자들에게 특정 “정치 이념”을 강요한다는 것을 보여 줄 뿐이다. 보수 언론들은 전교조가 민주노동당과 연계해 대학 서열화, 신자유주의 경쟁교육 등을 반대하고 무상교육을 주장하는 게 문제라고 말한다. 결국 저들이 말하는 ‘정치적 중립성’은 이명박 정부와 지배계급이 강요하는 정치에 고분고분 따르라는 말인 셈이다.
따라서 우리 운동은 노동자들의 진보적 정치활동을 지지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하는 실정법에 저촉될 수 있으니 피해 가자’는 식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소나기를 피하려다가 우리 쪽의 힘만 빠지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무릇 단결과 투쟁의 힘은 정당성을 확신할 때 나오기 마련이다.
그 점에서 공무원노조 지도부가 최근 대의원대회에서 규약의 ‘정치적 지위 향상’ 문구를 삭제하고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을 박탈하는 방안을 조합원 총투표에 부치기로 한 것은 무척 아쉽다. 이날 이 안은 적잖은 반대에 부딪혔는데, 규약 후퇴에 반대한 활동가들의 노력이 빛났다. 다만, 아쉽게도 이 활동가들 중 일부는 해직자의 조합원 자격 박탈은 적극적으로 반대한 반면, 정치활동의 자유 문제에는 소극적이었다.
일부 급진좌파들이 민주노동당과 공무원노조·전교조 탄압 문제에 성명서조차 내지 않은 것도 아쉽다. 민주노동당에 대한 종파주의와 경제투쟁에 주로 관심을 쏟는 신디칼리즘 때문에 정치적 취약성을 드러내고 있는 듯하다.
반박
이런 현실에서 최근 민주노동당 권영길 의원이 ‘공무원 노동자들의 정당·정치단체 가입’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 개정안을 제출키로 한 것은 돋보인다. 민주노동당이 자신을 겨냥한 탄압에 맞서 효과적으로 싸우기 위해서라도, 저들의 ‘정치 금지’ 논리를 반박하는 것이 중요하다.
최근 상황은 이명박 정부의 공격에 맞서 민주적 권리를 방어하는 것이 진보운동에 얼마나 중요한지 보여 준다. 지배자들은 노동자들의 정치적 자유를 억누르고 민주적 권리를 제약해서 경제 위기 고통전가에 저항하지 못하게 하려 한다.
따라서 지금 공무원노조·전교조와 민주노동당 탄압에 단호하게 맞서는 게 중요하다.
그래서 민주노동당에 대한 집중 탄압을 계기로 ‘공무원·교사 탄압 저지 공대위’(이하 공대위)를 확대하고 방어를 위한 논의를 시작한 것은 좋은 일이다.
민주노총 경남본부는 지역의 진보정당들과 함께 대규모 방어 홍보전 등을 전개하고, 오는 18일 5백여 명이 참가하는 규탄 결의대회를 계획하고 있다. 공대위는 경남지역의 이런 모범적 행동을 전국으로 확대하는 데 힘을 쏟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