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고려대 학생이 대학 자퇴선언을 했다는 소식을 접한 후, 나는 그가 반전운동에서, 촛불항쟁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에서, 용산 투쟁에서 나와 함께 분노하고 싸운 김예슬 씨라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그가 촛불항쟁 때 ‘나눔문화’ 동료 대학생들과 함께 폭우가 쏟아지거나 찌는 듯한 더위에도 새벽까지 거리를 지키던 모습을 생생히 기억한다.
언제나 밝게 웃으며 낙천적이던 그가 자퇴 선언을 하기까지 얼마나 자신을 겹겹이 둘러싼 답답한 현실에 분노하며 힘든 결정을 했을지 생각하니 숙연한 생각마저 든다.
그런 점에서 〈레프트21〉 27호에 김준효 씨가 쓴 독자편지 ‘경쟁지상주의 대학을 거부한 한 대학생의 자퇴선언’은 아쉬운 점이 있다.
그가 김예슬 씨의 심정을 충분히 공감하긴 했지만, 그럼에도 “[교육투쟁에] 함께했더라면 좋았을 텐데” 하고 아쉬움을 표하면서 ‘노동자 투쟁과 함께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번지수가 맞지 않다.
김예슬 씨는 이미 자신의 신념에 따라 노동자 투쟁을 비롯한 여러 투쟁에 동참해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