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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자 속죄양 삼기의 위선

정부는 경제 위기가 시작되자 이주노동자 신규 입국 쿼터를 대폭 줄였다. 쿼터 축소는 한국인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고 고용을 늘린다는 취지에서 나왔다.

그러나 지난 2년간 정부는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보호하거나 확충하는 데 전혀 관심이 없다는 점만 분명히 보여 줬다. 올해 정부의 일자리 대책 예산은 3조 원이 넘게 줄었다.

정부는 기업의 성장이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며 각종 규제 완화, 감세 정책 등으로 기업들을 지원했지만 주요 대기업들은 신규 고용은 전혀 늘리지 않았다.

한편, 실업률이 매우 높은데도, 중소 영세기업들은 이주노동자들보다 1.5~2배 이상의 비용을 들여 한국인 노동자들을 고용하려 하지 않는다.

결국 이주노동자들은 부족한 일손을 메우느라 매일 잔업과 휴일 근무를 하고 있다. 수원에 있는 한 전자 부품 기업 여성 이주노동자들은 지난 3개월 동안 단 하루도 휴일이 없이 일했다.

천안함 실종자 수색작업을 돕다 침몰한 금양호 선원이었던 인도네시아 노동자도 1년 8개월 동안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 80만 원을 받고 평균 하루 12시간 이상, 바쁠 때는 밤을 새우며 일하다 차디찬 바다에서 죽었다.

이렇게 열악하기 그지없는 상황에서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이 한국 노동자들의 일자리를 훔쳐간다는 주장을 퍼뜨린다. 이것이 ‘바닥을 향한 경주’로 노동자들을 내모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무슬림 이주자 마녀 사냥

이주 규제 강화의 다른 측면은 이주자들에 대한 왜곡된 이미지와 혐의를 뒤집어씌워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는 것이다. 이것의 세계적인 최근 ‘트렌드’는 무슬림을 표적 삼는 것이다.

최근 두 달 사이 파키스탄 출신 이슬람 사원 성직자와 이주노동자들이 연속해 ‘탈레반’ 소속 테러리스트 혐의로 체포돼 조사를 받았다는 소식이 언론에 보도됐다. 그러나 두 사건 모두 이들에게 씌운 혐의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확인되지도 않은 이야기를 언론에 흘리며 언론의 마녀사냥을 부채질했던 것이다. 일부 언론들은 ‘미국 CIA에서 수배한 탈레반 중간 간부’, ‘G20을 앞두고 지하드 선동’ 등의 보도로 공포를 조장했다.

무슬림 출신 이주자들에 대한 편견을 부추기기 위한 계산된 공격이었던 것이다.

G20 정상회의가 다가올수록 이런 식의 공격이 더욱 강화될 것이다.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이 겪는 수난도 여전하다. 4월 2일 네팔 이주노동자는 미등록 신분인데다 체불임금도 받지 못하고 오갈 데 없는 처지를 비관해 이주노동자 쉼터에서 목을 매어 자살했다.

4월 7일 경북 군위에서는 한 캄보디아 노동자가 단속반의 추격을 피하다 낭떠러지에서 굴러 머리가 깨지고 이와 양 손목이 부러지는 중상을 입었다.

며칠 전에는 이주노조에 필리핀 미등록 이주노동자 부부의 안타까운 상담이 들어왔는데, 태어난 지 몇 시간 만에 아이가 사망했다는 것이다.

많은 이주 여성노동자들이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유독성 물질에 노출돼 있는데, 이 여성이 연이어 사산한 것은 이것과 연관이 있을 가능성이 높으나 확인할 길이 없다.

이렇게 정부의 단속추방 정책은 미등록 이주노동자들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 놓고 삶을 파괴하고 있다. 이런 비인간적 단속은 즉각 중단돼야 한다.

모든 노동자들의 경축일인 메이데이에조차 일손을 놓을 수 없는 대표적인 노동자들이 이주노동자들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5월 2일에도 메이데이를 기념하는 이주노동자들의 집회가 준비되고 있다. 이주노동자들과 함께 메이데이의 연대의 전통을 이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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