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군 아프가니스탄 파병 임박:
파병은 재건이 아니라 점령일 뿐
〈노동자 연대〉 구독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고를 이용해 북풍 몰이에 열을 올리는 지금 아프가니스탄에 파병될 아세나 부대는 출전 준비를 마쳤다. ‘지옥으로 가는 문’ 앞에 선 것이다.
6월 15일 선발대원로 떠나는 특전사 부대원 80명을 시작으로 7월 초까지 군인 3백20여 명이 아프가니스탄으로 떠나게 된다. 한국은 국제안보지원군(ISAF)에 참여하는 마흔여섯째 국가가 됐다.
이명박 정부는 “국제 평화”, “재건”이라는 말을 들먹이지만 아세나 부대는 결코 아프가니스탄에서 환영받지 못할 것이다. 아세나 부대는 강력해진 탈레반과 자신들을 증오하는 아프가니스탄 사람들과 대면하게 될 것이다.
‘점령군 소탕 작전’
지난 5월 20일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 사망자 수가 1천 명에 이르렀다. 이미 두 차례나 아프가니스탄 미군 증파를 강행한 오바마 정부는 집권 17개월 만에 무려 미군 4백36명의 목숨을 전쟁 제단에 바쳤다. 앞선 8년 동안 목숨을 잃은 미군 5백 명에 가까운 수다. 게다가 지난 몇 년 사이 미군 사망자 수는 해마다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다.
그런데도 오바마는 라마단이 시작되는 8월 전에 아프가니스탄을 ‘안정화’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탈레반의 주요 근거지인 남부 칸다하르에서 곧 대규모 소탕 작전을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소탕 작전은 성공할 수 없다.
점령군은 지난 2월 남부 헬만드 주 마르자를 시작으로 탈레반 소탕작전을 벌인 바 있다. 그러나 미군의 마르자 장악은 오래가지 않았고, 이제는 탈레반이 귀환해서 ‘점령군 소탕 작전’을 벌이고 있다.
나아가 탈레반은 5월 10일부터 점령군과 부역자들을 대상으로 한 ‘알 파트’(승리) 작전을 시작했다. 미군과 아프가니스탄 정부군의 핵심 근거지인 카불에서 나토군이 공격을 받아 하루 만에 50여 명이 죽거나 다쳤다.
심지어 탈레반은 파르완 주 바그람 미군기지에 로켓포를 발사하고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하며 기지 진입을 시도했다. 무려 8시간 동안 국제안보지원군(ISAF)과 격렬한 교전을 벌였다. 탈레반은 이 과정에서 바그람 미군 기지 안까지 진격할 수 있었다고 발표했다.
바로 이곳에 한국이 운영하는 병원과 지역재건팀(PRT) 임시 사무소가 있다. 그리고 바그람 미군 기지에서 겨우 15킬로미터 떨어진 거리에 아세나 부대가 머물 것이다. 화약을 짊어지고 불 속으로 뛰어드는 격이다.
진정한 “평화”와 민주적인 “재건”을 위한 길은 지금 당장 모든 점령군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수하는 것밖에 없다. 오바마가 제아무리 화려한 수사로 아프가니스탄의 “재건”과 “안전”을 역설해도 점령군이 민간인을 학살하는 현실을 감출 수는 없다.
지금 미군과 나토군은 아프가니스탄 정부군과 경찰도 믿지 못해 총격을 주고 받는 처지다.
이명박 정부가 지금은 파병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아세나 부대 파병을 강행하고 있으나 머지않아 더 강력한 철군 여론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라크에서 자이툰 부대가 철수할 때까지 끈질기게 저항했던 반전평화 세력들은 아프가니스탄 파병에 반대하고 철군을 요구하는 끈질긴 투쟁을 준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