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시즘2010:
새로운 사상을 경청하는 젊은 청중들로 넘쳐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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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맑시즘 2010 ― 끝나지 않은 위기, 저항의 사상’이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고려대에서 성공적으로 열렸다.
올해 열 돌을 맞은 맑시즘2010에는 1천2백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가했다. 대학생·청년들의 참가가 두드러졌다. 참가한 대학생이 4백20명에 이르렀고, 청소년도 수십 명이 참가했다. 다양한 노동조합 활동가들도 참가했는데 특히 이명박 정부 들어 집중적으로 탄압을 받고 있는 전교조 교사들이 많이 참가했다. 부산, 강원, 전남 등 먼 곳에서 온 참가자도 많았다.
올해 맑시즘에서는 뜨거운 현안부터 마르크스주의 일반 쟁점까지 진지하고 열띤 토론들이 벌어졌다. 강의실 자리가 부족해 간이 의자를 놓고도 바닥에 앉아서 들어야 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연사들의 주장을 경청했고 민주적이고 활발한 청중토론도 나흘 동안 계속됐다.
지금의 위기가 세계적인 만큼, 맑시즘2010에서는 국제적인 정세와 운동을 이해하려는 분위기가 강했다. 그리스 반자본주의 활동가 니코스 루도스와 영국 사회주의노동자당 중앙위원 조셉 추나라는 그리스와 유럽의 저항 소식을 생생하게 전해 참가자들의 기대에 부응했다. 참가자들은 올해만 총파업을 7번이나 벌인 그리스 노동자 투쟁에 특히 큰 관심을 보였다. 많은 사람들이 그리스의 경험을 배워 한국에 확산하고 싶어 했다.
자본주의의 대안은 무엇인가도 중요한 화두였다. 케인스주의, 스웨덴 모델을 어떻게 볼 것인가, 사회적 기업으로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가 등 여러 토론에서 개혁이냐 혁명이냐 하는 질문이 여전히 중요한 논점이었다.
자본주의의 대안
마르크스주의 기초 시리즈 강좌에도 많은 사람들이 참가해 급진적 대안과 마르크스주의에 대한 높은 관심을 알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민주주의, 교육, 빈곤, 환경, 여성 등 다양한 토론이 진행됐다.
맑시즘은 연대의 공간이기도 했다. 행사장 곳곳에서 이주노조 농성 기금 마련을 위한 티셔츠 판매·모금, 삼성 반도체 피해 노동자를 위한 서명과 치료비 마련 모금, 구속노동자 후원을 위한 서명·모금, 동성애자인권연대 사진전과 후원 물품 판매 등이 진행됐다. 이주노조 지지 서명 활동에는 한국 건설노동자들도 함께 참가했다.
또 〈레프트21〉을 거리에서 판매했다는 이유로 벌금형을 받은 6명을 위한 모금도 진행됐다.
맑시즘은 2백16개에 이르는 노동조합, 학생회, 시민·사회 단체 후원을 바탕으로 열릴 수 있었다.
현재 경제 위기의 정도가 매우 크고, 장기화할 가능성이 높고, 위기의 책임 소재가 분명하다. 그리스와 같은 저항이 여러 나라로 확대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조셉 추나라는 이럴 때일수록 반자본주의 조직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동자들이 투쟁에 나설 때는 불균등한 의식을 가지고 그렇게 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투쟁을 더 앞으로 밀고 나가고자 하지만 어떤 사람들은 온건한 지도부의 입장을 따르기도 합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투쟁을 더 앞으로 밀고 나가고자 하는 노동자들을 조직해서 그들이 주변 노동자들을 설득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반자본주의 좌파가 대안을 제시하려 하지 않으면 파시스트 등 다른 세력이 공백을 메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혁명이라는 것은 거대하고 집단적인 자기해방 과정입니다. 혁명은 작은 행동에서 시작합니다. 바로 여러분이 다함께에 가입하는 것입니다.”
맑시즘은 참가한 사람들이 정치적 자극을 받고, 자본주의에 맞설 수 있는 힘과 자신감을 얻을 수 있는 계기였다. 이 활력이 이제 각자의 삶에서 더 나은 세계를 향한 ‘작은 행동’으로 이어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