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18일 경기도교육청 징계위는 진보정당 후원 교사들에 대한 징계를 1심 재판 이후로 보류했다. 재판 결과를 보고 신중하게 처리하려는 게 아니라, 혹시 경징계 결정을 미리 내리면 재판에서 전교조 교사들에게 유리하게 작용할까 봐 미룬 것이다.
지난 6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은 교과부의 중징계(파면·해임) 지침을 거슬러 견책, 감봉 등 경징계를 요구했다. 이에 대해 교과부는 “경기도교육청의 결정은 헌법 질서와 전체 공무원의 기강을 심하게 훼손할 수 있다”며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맞섰다.
교과부 파견 공무원이 위원장인 경기도교육청 징계위의 ‘징계 보류’는 이처럼 교과부의 지침을 거슬러 경징계하려는 김상곤 교육감의 시도에 제동을 건 것이다. 계속 압력을 가해서 유리한 재판 결과를 받아내고, 이를 바탕으로 파면·해임의 중징계를 하겠다는 것이다.
정진강 전교조 경기지부 정책실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교과부 쪽 사주를 받지 않고서야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는지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사실 이주호를 교과부 장관에 앉히려는 것만 봐도 정부가 내세우는 ‘정치 중립’은 역겨운 위선이다. 이주호는 한나라당 국회의원 시절 교사들에게 정치후원금을 받았고, 교과부 차관 재직 중이던 지난 6·2지방선거 때 한나라당 보좌진과 대책회의를 열어 선거 개입을 시도한 장본인이다. 따라서 정부가 전교조 교사들에게 강요하는 ‘정치 중립’은 살인적인 경쟁교육, 대물림 특권교육에 침묵하라는 강요일 뿐이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더 단호하게 이명박 정부의 공격에 맞서야 한다. ‘정치 중립’이나 ‘실정법’의 덫에 빠져 실용적으로 대처할 것이 아니라 단호하게 정치 자유를 요구하며 싸워야 한다.
이번 경기교육청 징계위의 ‘징계 보류’는 ‘경징계’와 같은 실용주의적 대처로는 탄압을 우회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