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종교가 만악의 근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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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종교 때리기가 기승을 부린다. 이런 자유주의적 계몽주의의 종교 비판은 흔히 이슬람에 대한 공격을 정당화하려는 포석이다. 영국의 반자본주의 주간지 〈소셜리스트 워커〉 기자 사이먼 배스케터가 종교에 대한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을 말한다.
9월 16일부터 나흘 동안 이뤄진 교황 베네딕토 16세의 영국 방문은 한 가지 물음을 던진다. 우파들의 견해를 반박하는 동시에 종교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분명 가톨릭 교회
더욱이,
따라서 가톨릭 신부들에게 성추행 당한 사람들을 비롯해 상당수가 교황에게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은 이해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시위대 일부가 들고 나온 팻말에는
오늘날 이런 태도는 실질적인 위험을 제기한다. 종교의 사회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은 채 단지 종교를 비난하기만 하는 것은 무슬림들을 속죄양 삼는 악랄한 이슬람 혐오증에 힘을 실어줄 수 있다. 더욱이 그런 비난은 다른 종교와 마찬가지로 가톨릭 또한 독재자들을 옹호하는 구실도 했지만 반독재 투쟁에 동참하기도 했다는 사실을 간과한다.
마치 종교가 세상에서 가장 큰 문제이기라도 한 듯이 얘기하는 것은 곧 자본주의
종교를 단지 오랜 세월 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현혹시켜 온 망상일 뿐이라고 보는 것은 다분히 피상적인 견해다. 다른 모든 사상과 마찬가지로 종교도 사회와 역사의 산물이다.
이 점을 보지 못하는 대표적인 학자는 리처드 도킨스다. 그는 인간이
도킨스는 종교의 기원을 설명하지 못한다. 단지 종교는 사악하며, 사람들이
설명
이와 대조적으로 칼 마르크스는 종교가
그는 이렇게도 말했다.
이렇게 보면, 피도 눈물도 없는 계급 사회에서 안식처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초자연적 힘에 대한 믿음에 기대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마르크스는 종교 비판을 정치보다 우선시했던 자유주의자들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예컨대 19세기에 어떤 사람들은 종교를 주적으로 삼으면서, 유대인들이 종교를 버리기 전에는 유대인 해방을 위한 운동도 지지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마르크스는 자유주의 정치의 한계를 지적하면서 자유주의자들의 세속적 국가 요구가 턱없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국가가 세속화된다 해도 종교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종교적 믿음은 억압의 결과이지 원인이 아니다. 종교 문제에 집착하다가는 현실의 사회 운동에 쏟아야 할 에너지를 아무 쓸모 없는 논쟁으로 소진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었다.
자유주의자들은 인간 사회가 공적인 영역인
마르크스는 자유주의자들의 소위 무신론적인 요구들이 사실은 자유주의자들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은폐하는 기능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 종교적 신념이란, 각자 재산을 소유하고 이기심에 따라 행동하는 원자화된 개인들로 이루어진 사회에 대한 믿음을 말한다. 이는 예나 지금이나 자유주의자들이 공유하는 신앙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마르크스는
러시아 혁명가 레닌은 도킨스 류의 문제점이 무엇인지를 다음과 같은 말로 잘 정리했다.
그렇게 하려면 종교를 가진 사람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