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들을 벌벌 떨게 한 스페인 총파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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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지난주 수요일[9월 29일] 총파업으로 마비됐다. 파업의 엄청난 규모와 전투성에 정부와 사장들뿐 아니라 상당수 좌파들도 놀랐다.
노조 발표에 따르면 노동자들의 70퍼센트가 파업에 동참했고, 대형 작업장에서는 참가율이 85퍼센트였다. 전력 사용량은 일요일 수준으로 떨어졌고 도로 교통량도 평일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각 도시에서는 이른 아침부터 수많은 노동자들이 시내 곳곳의 파업 사수 대열에 합류했고 다른 많은 노동자들을 설득해 파업에 동참시켰다.
바르셀로나에서는 파업 노동자들이 중심가의 한 대형 은행 앞에서 합류했다. 은행 건물은 시위대에 점거당했고 자본주의를 규탄하는 대형 걸개로 도배됐다.
경찰이 여러 곳에서 파업 사수 대열을 공격하면서 격렬한 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마드리드 인근 헤타페에서는 경찰이 실탄으로 경고 사격까지 했다.
경찰의 이 같은 위협에도 불구하고 오후가 되자 노동자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다. 노동자 1백50만 명가량이 “자본가들이 위기의 대가를 치르게 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심지어 오비에도, 사라고사 같은 중소 도시에서도 약 10만 명 규모의 시위가 열렸다.
스페인의 주요 노조들은 몇 년 동안 사파테로의 사회당 정부에 유화적인 태도를 취해 왔고, 그래서 스페인 노동자들의 투쟁 수위는 그동안 저조했다.
그러나 사파테로는 “절대 노동자들이 위기의 대가를 치르게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지난 5월부터 긴축 기조로 급선회했다.
스페인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임금 수준을 낮추고 공공지출을 대폭 삭감하라고 요구하는 해외 투자자들과 한편에 선 것이다.
현재 스페인의 실업자 수는 5백만 명이고 [실업률은] 유럽연합 회원국 중 가장 높다. 그럼에도 정부는 해고를 더 쉽게 만드는 노동법 개악을 추진했다.
노조들이 오랫동안 정부와의 “사회적 파트너십”에 연연하면서 신뢰를 상실한 탓에 많은 사람들이 이번 총파업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했다.
사실 총파업 계획이 처음부터 틀어지기는 했다. 노조들이 총파업을 여름 이후로 미룸으로써 정부에 충분히 준비할 시간을 준 것이다.
그러나 총파업 날짜가 다가오면서 두 개 주요 노총이 본격적으로 행동에 나섰다.
전국에서 온 1만 6천 명가량의 직장위원들이 마드리드에 모여 모임을 열었고, 곧이어 스페인 주요 도시들이 총파업 홍보 포스터와 유인물로 도배됐다.
급진좌파 활동가들은 이 운동을 키우기 위해 바르셀로나와 세비야의 여러 동네에서 파업 준비 회의를 개최했다.
이번 총파업의 성공으로 정부는 엄청난 부담을 느끼고 있고 노동자들의 사기는 한껏 올라갔다. 이제는 어느 작업장에서 파업이 발생해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이 점을 잘 아는 정부는 두 번째 총파업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신자유주의적 공격에서 부분적으로 후퇴할 수도 있다. 그렇게 된다면 그것은 노동자들이 단결했을 때 어떤 힘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보여 주는 분명한 사례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