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니지 노총 활동가 인터뷰:
우리의 반란이 아랍 민중에게 희망을 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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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두 기사는 지난주 토요일[1월 22일]부터 월요일[1월 24일]까지 상황을 담고 있다.
튀니지 혁명으로 대중의 분노의 물결이 폭발했다. 튀니지 민중의 분노는 튀니지 지배계급과 계속 충돌을 빚고 있다.
독재자 지네 알 아비디네 벤 알리가 23년 동안 권력을 쥐고 흔들 때 그를 떠받들었던 구체제 정치인들은 권력을 지키려고 필사적으로 싸우고 있다. 그러나 저항 운동은 이 낡은 정치인들에 반대한다.
튀니지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자 튀니지노동총연맹(UGTT)의 질라니 하마니와 인터뷰했다. 질라니 씨는 파업과 시위가 날마다 커지고 있고 새로운 노동자들이 투쟁에 동참하고 있다고 전했다.
UGTT는 벤 알리 정권에 맞서 총파업을 벌이자고 호소함으로써 벤 알리 반대 운동에서 중요한 구실을 했다.
질라니는 지난주에 구 여당인 입헌민주연합(RCD)이 정부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해서 몇몇 장관들이 사임한 것을 지적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부에 가해지는 압력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월요일에 벌어진 학생들의 동맹휴업은 매우 성공적이었고, 많은 학생이 동참했습니다. 전국 곳곳에서 학생들이 거리 시위에 나섰는데, 특히 수도 튀니스의 시위는 매우 크고 활기찼습니다. 초등학생들도 정권 퇴진 때까지 무기한으로 동맹휴업을 계속할 기세입니다.”
지난 일요일 천여 명의 시위대가 ‘해방의 카라반(사막이나 초원에서 낙타나 말을 타고 이동하는 상인 집단을 일컫는 말로 여기서는 ‘이동 시위대’를 뜻함)’에 참가해 튀니스까지 50킬로미터를 행진하며 과도 정부에게 벤 알리 지지자들을 몰아내라고 요구했다.
인터뷰 당시 아직도 수천 명이 수상 관저 바깥에 농성장을 마련하고 연좌 시위를 벌이고 있었다.
“오늘 우리는 카라반 시위에 동참해 정부 청사 바깥의 농성장을 지켰습니다. 연좌 시위에 동참하는 사람들이 계속 늘고 있습니다” 하고 질라니는 전했다.
질라니는 운동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워낙 강력해서 독재를 가장 충실히 지지했던 자들 가운데 일부마저 저항 운동 편인 양 행세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경찰관들이 최근 시위를 벌였습니다. 경찰관들은 노조를 조직할 권리를 요구하고, 자신들도 구 정권의 피해자라고 주장합니다.
“경찰관들은 사람들이 경찰을 억압의 도구로 보는 것이 온당치 않다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경찰의 지금 행태에 공감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경찰관들이 노조를 만들 권리를 지지하지만 경찰이 정부가 일으킬 쿠데타 편에 설 수 있다는 두려움도 가지고 있습니다.”
서구의 지배자들은 튀니지 사례가 다른 곳의 독재자들을 쫓아내는 사태를 부추길까 봐 걱정이지만 질라니는 바로 그런 전망 때문에 희망에 차 있었다. 질라니 씨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의 저항이 이웃 나라 사람들의 용기를 북돋는 것을 봤습니다.
“사람들은 자신들이 일으킨 혁명을 매우 자랑스러워 하고, 이집트, 예멘 같은 아랍 나라들에서 사람들이 우리의 본보기를 따르려 하는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질라니는 최근 알바니아에서 벌어진 저항마저도 튀니지에서 일어난 저항의 직접적 결과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질라니는 오랜 기간 활동해 온 활동가조차 사태의 빠른 전개 속도에 매우 놀랐다고 말했다.
“지난해, 우리는 세계 여러 나라에서 벌어진 긴축 반대 투쟁을 뒤쫓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여기 사람들은 어깨를 한 번 으쓱이곤 외국 사람들은 참 운이 좋다고, 우리는 독재 정권 아래에 있어서 그들처럼 하지 못한다고 말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우리의 혁명은 우리만의 저항 방식을 만들어 냈습니다.
“지난 목요일 저항 운동을 지지하는 단체와 개인들이 모여 대안 정부를 구성하는 문제를 논의했습니다. 우리는 현재 정부가 며칠 내로 붕괴할 수 있다고 봅니다.”
질라니는 운동이 확산될 잠재력이 있다며 이렇게 말했다. “저는 전 세계의 노동계급과 민중 운동이 신자유주의를 끝장내길 바랍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스스로 권력을 쥐고, 인류가 행복을 맘껏 누릴 미래를 만들길 바랍니다.”
□ 사람들이 정치를 논의하고 시를 읊고 있습니다
튀니지의 사회주의자인 모함메드 씨가 엄마인 사디하 씨, 숙모인 크왈라 씨와 함께 ‘해방의 카라반”을 맞이하러 갔을 때 보고 들은 것을 전했다.
“행진 대열을 환영하려고 모인 사람만 거의 3천 명 정도 됐습니다.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모두 모였고, 온 가족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어떤 이는 아이들을 어깨에 태우고 왔더군요. 대부분 먼 거리를 걸어서 왔지만 일부 사람들은 버스나 승합차를 대절해서 오기도 했습니다.
“사람들은 정부 퇴진을 요구하는 팻말을 들고 있었습니다.
“해질녘에 시위대는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광장에서 농성할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집으로 돌아가 농성자들에게 도움이 될 담요를 모아 왔습니다.
“튀니스의 가난한 동네 사람들이 광장에서 농성하는 사람들이 먹을 음식을 날라 왔습니다. 젊은이들이 조를 짜서 매시간 광장을 청소했고요. 광장 여기저기에 사람들이 모여서 정치를 논의하거나 시를 읊기도 했습니다.
“마치 축제같았습니다.
“우 리가 광장에서 나올 때 시내에 주둔한 군부대 앞을 지났습니다. 저는 군인들에게 경찰 기동대를 가르키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너희들은 저기 나쁜 놈들한테서 사람들을 지켜야 해.’ 그러자 병사들은 ‘당연하죠.’라고 답하며, ‘우리는 민중을 지키려고 여기 있는 겁니다.’ 하고 말하더군요.
“그러나 그 다음 날 경찰이 시위대를 최루탄과 곤봉으로 공격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