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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대 투쟁 승리를 위해 2천 명이 결집하다

홍익대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이 44일째에 접어든 2월 15일, 집단 해고 철회 · 생활 임금 쟁취를 위한 공공운수노조 집중 결의대회가 열렸다. 무려 2천 명 가까이 되는 노동자들과 연대단체들이 홍익대학교 앞으로 모여들었다. 홍익대 투쟁이 시작된 이후 최대 규모의 집회였다.

다른 학교의 청소노동자들을 비롯해서 버스 노조, 공공서비스 노조, 보건의료노조 등 다양한 노동자들이 참가했다. 대학생다함께, 21세기 한국대학생연합 등 학생 단체들은 물론 한국 기독청년학생연합의 깃발까지 눈에 띄었다.

공공운수노조 김도환 준비위원장은 “튀니지·알제리·이집트·예멘처럼 우리도 새로운 투쟁의 지평을 열고 있다”며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동지들과 한진중공업 크레인 위에 있는 김진숙 동지, 상경 투쟁하는 현대자동차 노동자들도 함께하고 있다. 이명박 정부는 가축을 살처분하듯 노동자들을 대량해고하려 하지만 우리들은 이 겨울이 가기 전에 똘똘 뭉쳐 승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홍익대 해고노동자들의 투쟁을 지지하는 국제연대 메시지들도 발표됐다. 인도네시아·홍콩·캄보디아가 주축을 이룬 아시아 다국적 기업 감시 네트워크의 연대 메시지, 마틴 하트-랜즈버그와 알렉스 캘리니코스의 메시지 등 세계적으로 저명한 진보 학자·활동가 들의 메시지가 전달됐다. “홍익대학교 미화노동자들이여 승리하라” 라는 호주 사회주의연맹의 메시지가 전달되자 대열에선 크게 환호성이 울렸다.

"우리는 일하기를 바란다." 홍익대는 노동자들의 목소리에 귀를 귀울여라.

민주노총 정희성 부위원장은 “한 달 내내 뼈빠지게 일하고 79만 원을 받고, 식대 3백 원을 받는 게 정상적인 나라냐”며 “여기저기에서 사람답게 살겠다는 노동자들의 투쟁이 벌어지고 있고, 이 투쟁들이 정상적이지 않은 이명박 정권에 맞서는 투쟁의 구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인상적이었던 것은 다른 연대 노동자들의 발언이었다.

“여성으로 태어난 죄”

이날 결의대회에는 많은 학생들과 노동자들이 함께 했다.

운수노조 버스지부에서는 전주 버스 파업투쟁에 대해서 전해줬다. “70일간 대중교통이 마비돼도 신경도 쓰지 않는 시장과 도지사”를 규탄하며 “우리 모두 승리가 눈앞에 있고, 결코 물러설 수 없다” 하고 강조했다.

올림픽공원에서 1백4일째 농성 중인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직지부의 김성금 사무국장은 “15년 동안 국가에서 만든 도박장에서 열심히 일한 대가는 돈을 잃은 고객들의 폭언, 성희롱뿐”이었다며 “자신들은 그저 침을 뱉고 커피를 붓고 가는 사람들에게서 지켜주길, 인간답게 살 수 있길 바라서 노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씨발년, 썅년’ 소리 들으며 돈을 벌어다 줬더니, 그 돈으로 용역을 사서 우리들이 그 용역에게 더 심한 욕설을 듣게 만들었다”고 울먹였다.

홍익대 노동자들이 연대 왔다가 울음을 터뜨린 얘기를 전하며 “여성으로 태어난 게 죄인 우리가 다 같은 걸 겪고 있기 때문에 아는 것”이라고, “꼭 함께 투쟁해서 승리하자”고 했다.

‘날라리 외부세력’이란 이름으로 홍익대 노동자들에게 연대하고 있는 배우 김여진은 “모든 청소노동자들이 일시에 손을 놓는다면 어떻게 될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며 “홍익대의 총장과 이사장은 학생들에게 사람을 돈으로 대하라고 가르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 하고 말했다.

모든 집회 참가자들의 손에는 작은 리본이 들려 있었다. 집회가 끝나고 농성장으로 행진을 시작하자, 사람들은 ‘생활임금 보장하라’, ‘민주노조 사수하자’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학교 여기저기에 그 리본을 달았다. 농성장으로 올라가는 길목의 나무들에는 리본이 열매처럼 나부꼈다.

홍익대학교 농성장 앞으로 행진을 한 참여자들이 정리 집회를 하고 있다.

학교 당국은 여전히 고소고발을 진행하고 있다. 더군다나 학교가 선정한 용역업체 중 한 업체는 ‘지금 당장 농성장에서 나오기만 하면 재고용을 보장하겠다’고 노동자들 사이에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하지만 노동자들은 이 집회에서 흔들리지 않는 강건한 의지를 보여 줬다. 또한 이들과 함께하는 수많은 연대의 힘을 재확인했다.

처음으로 이런 집회에 참가해 봤다는 명지대 09학번 김미주 학생은 “현실을 바꾸기 위해 노동조합을 만들었는데 그에 대한 분쇄시도가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고 말했다. “싸우는 소식을 여러 매체에서 많이 봤는데, 끝까지 싸워서 승리한 소식을 아주 크게 매체에서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연대가 굳건히 유지된다면 고소 고발 철회, 완전 고용 승계, 생활 임금 보장과 같은 정당한 요구들을 성취할 수 있을 것이다. 홍익대학교 해고노동자들에게 지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