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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3주년 3?8 세계 여성의 날 집회:
“우리의 존엄성과 권리를 찾기 위해 투쟁할 것입니다”

3월 5일 서울시청 광장에서 103주년 3·8 여성대회가 1천 5백여 명이 참가한 가운데 열렸다.

올해 여성대회는 홍익대학교 여성 미화 노동자들이 49일간의 점거농성 끝에 승리를 거둔 후 벌어졌다. 홍익대 투쟁 승리의 기운이 여성대회에 흐르고 있는 듯했다.

3월 8일 고려대, 고려대병원, 연세대, 이대 청소노동자들이 임금인상을 요구하며 공동파업에 들어간다. 공공노조 서경지부에 속한 이들은 3월 5일 오후 서울 시청광장에서 공동파업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집회의 활력을 불어넣은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홍익대의 바통을 이어받아 3월 8일 연대파업을 준비하고 있는 고려대·고려대병원·이화여대·연세대 미화 노동자들이었다. 세 대학 노동자 4백여 명은 사전에 미리 모여 파업 출정식을 했다.

노동자들은 그 동안 소장들에게 멸시당하며 살았던 세월을 떨치고 인간답게 살기 위해 투쟁하겠다고 다짐했다. 노동자들은 턱없이 낮은 최저임금에서 벗어나 생활임금을 보장하고, 제대로 먹고 쉴 휴게실을 보장하고, 진짜 사용자’인 대학 안정적인 고용을 책임지라는 요구를 소리 높여 외쳤다.

집회장에서 만난 이숙희 홍익대 분회장은 “세 대학 노동자들이 승리하면 우리도 더 나은 노동조건을 요구할 수 있다”며 투쟁이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밝혔다. 세 대학의 학생들과 노동·사회단체들도 미화 노동자들을 지지하기 위해 함께 참가했다. 이화여대 파업 지지 대책위 학생들은 무대에 올라 파업 지지발언을 했다.

행사장 근처에는 여러 여성단체들과 투쟁작업장 노동자들이 홍보대를 차리고 자신들의 투쟁을 알리거나 단체의 활동을 소개했다.

여성에게 동등한 임금을! 여성의 평균 임금은 남성의 63% 밖에 안된다.

절절한

3시부터 시작한 본대회에서 현재 투쟁 중인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절한 발언은 많은 사람들의 눈시울을 적셨다. 21세기에도 여전히 열악한 노동조건으로 고통받는 여성 노동자의 현실과 투쟁의 필요성을 보여 줬다.

“저는 재능교육 노동자입니다. 저희는 2007년 농성을 시작했습니다. 사측은 집을 가압류 하는 등 탄압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는 노동자의 정당한 자존심과 권리를 찾기 위해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투쟁할 것입니다.”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는 경륜, 경정, 스포츠 토토 같은 사업을 하는데요. 말이 좋아 스포츠 산업이지 도박과 같습니다. 고객들이 돈을 잃고 나면 [표를 파는] 우리에게 화풀이를 합니다. 여자 손을 만지면 재수가 좋다며 조물락대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희롱을 못 하게, 침을 못 뱉게 해 달라고 요구했을 뿐인데 해고됐어요. 정말 [복직돼] 돌아가서 성희롱 당하지 않고 여성으로서 존엄성을 갖고 근무하고 싶어요.”

삼성 반도체 공장의 피해를 알리려는 반올림 활동가는 반도체 공장에서 장시간 일한 여성 노동자들이 “20대에 생리가 끊기고, 불임이 되고, 유산을 하고, 결국 암에 걸리고, 죽어서 나가는 일”이 벌어진다고 폭로했다.

컴퓨터를 만드는 회사인 주연테크 노동자도 “먼지 풀풀 날리는 작업장”에서 밥을 먹고, “임금도 한 달에 세금 떼면 70여만 원 밖에" 안 되는 열악한 현실에 맞서 투쟁하고 있다고 발언했다.

직장에 다니는 여성 71퍼센트가 출산 때문에 퇴직하는 상황에서 이명박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비판하며 보육 공공성을 강화하라는 발언이 이어졌다.

이명박 정부의 저출산 대책을 비꼬면서 여성의 몸에 대한 자기 결정권을 옹호하는 공연도 있었다.

심선혜 공공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은 지금과 같은 열악한 보육 환경에서 벌어지는 문제들을 보육 노동자의 책임으로 돌리는 이명박 정부를 비판하며 보육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선혜 공공노조 서경지부 부지부장

“보육의 질을 높이려면 보육 노동자들이 하루에 10시간, 14시간 쉬지 않고 일하는 근무환경을 바꿔야 합니다. 보육 공공성이라는 요구는 우리 삶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요구이기 때문에 모든 노동자가 함께 요구해야 합니다.”

차별금지법 제정연대는 성·성 지향·인종·학벌 등으로 차별 받지 못하게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는 공연과 발언을 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저임금, 비정규직 등 열악한 노동조건, 형편 없는 보육 지원, 낙태 범죄화 등에 맞서 함께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