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미화 노동자 전면 파업·농성 돌입:
“요구를 쟁취할 때까지 전면 파업은 계속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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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23일 이화여대 미화·경비 노동자들이 전면 파업에 돌입했다. 노동자들은 이날 오전 7시부터 정문 앞에 모여 투지를 다졌다. 3월 8일 하루 파업 때보다 더 많은, 거의 대부분의 조합원들이 참가해 모두의 얼굴에 화색이 돌았다.
9시 반경에 노동자·학생 들은 힘있게 행진해 총무처와 총장실이 있는 본관으로 들어가 로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본관 점거는 이화여대에서 보기 드문 광경이다.
한 조합원은 “내가 언제 총무처 앞에서 마이크 잡고 소리를 내보겠느냐”며 평소보다 더 큰 소리로 구호를 외쳤다. 본관 로비는 이런 노동자들의 함성으로 쩌렁쩌렁 울렸다. 노동자들은 구호를 외치고 노래를 부르며 집회를 이어갔다.
교직원들이 주변을 서성거리며 ‘벽에 붙인 유인물 때문에 페인트가 벗겨지면 비용을 청구하겠다’고 압력을 넣었지만, 한껏 달아오른 노동자들의 사기를 꺾지 못했다.
오후에는 이화여대뿐 아니라 연세대·고려대 노동자와 학생 들이 모두 모여 연대 집회를 진행했다. 참가 인원이 5백 명을 넘어 집회 장소가 비좁을 정도였다.
이화여대 신복기 분회장은 힘찬 연설로 전면 파업을 선언했다.
“드디어 이화여대에서 세 개 대학 연대 집회를 열었습니다. 소원을 이뤘습니다. 내일부터 도시락 두 개 싸서 총무처 앞으로 출근하십시오. 하루고 열흘이고 원하는 것을 쟁취할 때까지 전면 파업은 계속될 것입니다.”
조합원들의 뜨거운 환호가 터져 나왔다.
고려대 이영숙 분회장은 “한국에서 내놓으라 하는 최고의 학교들이 우리 노동자들을 최하로 취급하니, 참 한심하다. 함께 단결해 싸우자”고 말했다.
이화여대 김한결 동아리연합회 회장 후보는 “학교 측이 최저임금도 주지 않으면서 노동자를 대하는 태도나, 신입생 등록금을 인상하면서 학생들을 대하는 태도나 크게 다르지 않다. 미화·경비 노동자들의 문제를 우리의 문제로 생각하고 있다. 학생들이 끝까지 지지하겠다”고 발언했고, 이어 학생대책위원회가 율동을 선보여 분위기를 한층 뜨겁게 달궜다.
집회가 긴급히 잡혔는데도, 민주노동당·진보신당·다함께·사회진보연대·사회주의노동자정당건설 공동실천위원회 등 사회 단체들도 참가했다.
‘다함께’ 정종남 활동가는 “이 투쟁이 승리한다면,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사기를 북돋을 수 있고, 최저임금 선을 실질적으로 인상시킬 수 있다. 그래서 정부까지 나서 임금 인상률을 제한하려 한다. 우리는 더 끈질기게 단결해 전면 파업과 점거 투쟁을 다른 대학으로 확대해야 한다. 공공노조 등이 나서 연대도 확대해야 한다” 하고 말했다.
고무적이게도 고려대 분회는 내일(24일) 학생들과 함께 집회하고 총장실에서 ‘적어도 오후 4시까지 농성하겠다’ 하고 밝혔고, 연세대 분회도 집중 집회를 열기로 했다.
전면 파업과 점거 농성은 더 확대돼야 한다. 그래서 원청인 학교 당국을 강하게 압박하고 학생들과 사회 단체들의 연대를 끌어 모아야 한다. 그럴 때 노동자들의 요구를 따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