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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 학생총회 성사:
2천여 명이 모여서 채플 거부를 결의하다

“여러분의 함성이 대강당을 뚫을 것 같습니다. 정말 감격스럽습니다.”

총학생회장이 말하자 이화여대 대강당을 가득 메운 학생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3월 31일 이화여대에서는 학생 2천여 명이 한데 모여, 5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총학생회에서 준비한 영상에서 ‘이화여대 적립금 7천3백억 원으로 전국 1위’, ‘2011학년도 신입생 등록금 인상’, ‘대형 강의’, ‘공간 부족’ 등의 문구가 떠오를 때마다 학생들은 큰소리로 야유하며 박수를 쳤다.

총회에서는 1. 새내기 등록금 인상 철회, 2. 장학금 확충, 3. 자치공간 확충, 4. 수업권 확보, 5. 학점적립제 도입, 6. 비정규직 미화 경비 노동자 생활 임금 보장의 ‘이화인 6대 요구안’ 실현을 위해 일주일 동안 ‘채플’을 거부하고 대강당 앞에서 공동행동을 하자는 것이 안건으로 올랐다. ‘채플’이란 미션스쿨에서 이수를 못할 시에 졸업을 불허하는 예배수업인데, 이화여대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의무적으로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언론정보학과 4학년 김세란 학생이 ‘채플 거부와 동시에 거점을 만들어 점거농성을 하자’는 수정 동의안을 발의했다. “미화 경비 노동자들이 본관을 점거하고 요구해서 임금 인상을 따냈듯이, 우리도 잠시 모였다가 흩어지는 것이 아니라 계속해서 학교나 학생들의 눈에 띄어야 요구가 효과적으로 전달될 것” 등의 찬성 발언도 있었다. 하지만 “농성은 학생들에게 거부감을 일으킬 것”이라는 반론도 제기됐고 결국 이 수정동의안은 찬성표가 과반에 50명 정도 못 미쳐 아쉽게 부결됐다.

본안인 ‘채플 거부’에 대해서는 “너무 강경하다”는 반대 발언도 있었지만 “채플 거부 결의는 기회다”, “채플을 거부하면 학교를 압박하는 효과가 매우 클 것” 등의 찬성 발언에 더 호응이 컸고, 1천6백여 명 중 1천4백여 명이 찬성해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총학생회장은 총회를 마무리하며 “이제 채플 시간에 대강당을 깨끗이 비우자. 우리가 어떻게 똘똘 뭉쳐서 이 문제들을 해결할 것인가는 여러분의 한 걸음, 한 걸음에 달려 있다” 하고 말했다.

총회 이전에 총학생회가 중앙운영위원회에 제안했던 ‘수업거부 안건’이 부결된 것과 총회에서 수정동의안으로 제안된 ‘거점 농성 안건’이 부결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총학생회가 ‘열 사람의 한 걸음’을 내세워 중앙운영위원회를 설득하느라 홍보 시기를 늦추었음에도 5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된 것은 고무적이다.

총회에 참석한 많은 학생들에게서 높은 등록금과 쌓여 가는 적립금, 열악한 수업 환경과 부족한 자치 공간 등에 대한 불만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 2천여 명이 한자리에 모인 이날의 경험은 앞으로 계속될 투쟁의 시작점이자 디딤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