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31일 고려대에서 6년 만에 학생총회가 성사됐다. 1천5백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등록금 인하와 청소 노동자 파업 지지를 한 목소리로 외쳤다. ‘등록금은 내리고 임금을 올려라’고 쓰인 빨간색 팻말을 동시에 드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학생총회에는 파업 중인 청소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청소 노동자들이 행진해 들어오자 학생들이 열렬한 환호로 맞이했다. 앞서 29일부터 청소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점거파업을 시작한 덕분에 학생총회가 성사된 것이기도 했다. 청소 노동자들이 먼저 치고 나가, 자연스럽게 청소 노동자 파업과 학생총회가 결합됐고 학생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학생총회에는, 총학생회가 올린 하루 동맹 휴업 안건과, 문과대 학생회가 학생총회 현장에서 참가 학생들의 연서를 받아 발의한 거점 농성 안건이 상정됐다.

총학생회가 제안한 동맹 휴업은 간발의 차로 부결됐지만 다행히 거점 농성을 중심으로 투쟁을 지속하자는 안건은 찬성 8백60명 대 반대 4백24명으로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학생들이 투쟁 의지를 보여 준 것이다.

학생총회가 끝난 후 학생들은 노동자들과 함께 4·18기념관으로 행진해 가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학교 당국이 대화에 나설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기로 했다. 노동자들도 같은 건물에서 진행 중이던 노사 교섭을 기다리며 학생들과 함께 연좌 농성을 했다.

등록금 인하와 임금 인상 요구를 결합한 노동자·학생들의 단호한 투쟁은 즉각 학교 당국을 물러서게 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던 용역업체는 학생들과 노동자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청소 노동자들의 시급을 4천6백 원까지 올려주겠다고 물러섰다.

청소 노동자들의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얻어, 학생들도 등록금을 내릴 때까지 거점 농성을 지속하며 끈질기게 투쟁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