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임금은 올렸다 이제 등록금을 내리자
〈노동자 연대〉 구독
3월 31일 고려대에서 6년 만에 비상 학생 총회가 성사됐다. 1천5백여 명이 넘는 학생들이 모여 등록금 인하와 청소 노동자 파업 지지를 한목소리로 외쳤다. ‘등록금은 내리고 임금을 올려라’ 하고 쓴 빨간색 팻말을 동시에 드는 모습은 장관이었다.?
비상 학생 총회에는 파업 중인 청소 노동자들도 함께했다. 29일부터 청소 노동자들이 단호하게 점거파업을 시작한 덕분에 학생 총회가 성사된 것이기도 했다.?
총회에서 거점 농성을 중심으로 투쟁을 지속하자는 안건이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학생들은 청소 노동자들과 함께 4·18기념관으로 행진해 가서 연좌 농성에 돌입했다.?
학생들은 학교 당국에게 요구를 수용하라고 했으나, 학생처장은 ‘2~3개월만 기다려 달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이 때문에 학생들은 학교 당국이 대화에 나설 때까지 농성을 지속하기로 했다. 청소 노동자들도 이 날 저녁에 같은 건물에서 진행 중이던 노사 교섭을 기다리며 학생들과 함께 연좌 농성을 했다.
등록금 인하와 임금 인상 요구를 결합한 노동자·학생 들의 단호한 투쟁은 즉각 학교 당국을 물러서게 했다. 절대 양보할 수 없다던 용역업체는 학생·노동자 들에게 둘러싸인 가운데 청소 노동자들의 시급을 4천6백 원까지 올려주겠다고 물러섰다.
비상 학생 총회가 성사되고 청소 노동자들이 고려대 당국의 양보를 얻어내자, 학생들도 자신감을 얻었다. 학생들은 김병철 총장과의 직접 대화를 요구하며 4월 4일 아침부터 총장실 점거 농성을 시작했다. 고려대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해 농성에 돌입한 것은 2004년 이후로 처음이다.?
김병철 총장은 2월 말에 취임했다. 그러나 노동자들의 본관 점거 파업이 끝나자마자 학생들이 총장실을 점거해, 김병철 총장은 취임 후에 총장실에서 제대로 일도 못 해 봤다.?
학생들은 총장실을 투쟁의 구심으로 삼아 다양한 투쟁을 지속하려 한다. 4월 6일 학내 집회를 시작으로 대중적인 항의 행동을 키워 갈 예정이며, 이후에도 농성장에서 영화 상영, 강연회 등 다양한 농성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의 지지와 참가를 늘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