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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대에서 법인화 반대 행동이 시작되다

부산대학교 본부는 부산대 법인화를 차근차근 추진해 왔다. 지난해 국회에서 서울대 법인화 법안이 통과되자, 국립대 법인화 추진은 가속화됐다. 얼마 전 부산대 총장은 학생 특강에서 공개적으로 법인화 추진 의사를 밝혔다.

정부와 부산대학교 본부의 법인화 추진에 맞서 부산대 총학생회는 법인화 반대 공동행동을 호소했고, 4월 5일에 ‘N과 E를 지키는 즐거운 공동행동 NEstival’(N은 국립, E는 교육을 뜻한다)을 개최했다.

4월 5일 부산대학교 법인화 반대 집회. 이명박 정부의 대학 법인화는 교육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시장에 떠넘기는 것이다. 시장은 공교육을 책임지지 않는다.

부산대 총학생회는 서울대 법인화법 폐기 청원서명과 교문 홍보전, 과학생회 간담회, 현수막 경연대회 등을 조직하며 집회 참가를 호소했다. 대다수 단과대 학생회도 3월 말 학생회 출범식에서 국립대 법인화 반대 내용을 담았다. 대학생다함께 부산대 모임도 4월 5일 집회 참가를 호소하는 대자보를 부착하고 〈레프트21〉 공개 판매를 하며 집회 참가 선동을 했다.

교문을 박차고

4월 5일 집회에는 500여 명이 참가했다. 부산대에서 열린 첫 법인화 반대 집회였는데 적지 않은 수가 참가한 것이다. 법인화에 위기감을 느끼는 인문, 사회, 예술대학 학생들이 전체 참가자의 절반을 넘을 정도로 열의가 있었다.

이날 집회는 거리 행진으로 시작했다. 집회 장소에 모여 교문을 나서 부산대 지하철역까지 갔다 다시 돌아왔는데, 약 40분 동안 참가자들은 힘차게 구호를 외치며 거리 행진을 했다.

학생들은 거리 행진에 많은 관심을 보였다. 부산대에서 학생들이 교문을 박차고 나와 거리 행진을 조직한 것은 몇 년 만의 일이다.

행진을 마치고 총장이 있는 본관건물 앞에서 법인화 반대 구호를 외쳤다. 계획을 알지 못했던 학교 본부 직원들은 건물 앞에 주차된 자신들의 차를 허겁지겁 딴 곳으로 빼돌리는 등 허둥지둥했다.

4월 5일 집회와 거리 행진은 학생들의 쌓인 불만과 투지를 보여 줬다.

집회 장소로 다시 모여 집회를 했는데, 새내기, 과학생회장, 비정규직 교수노조 분회장 등은 연설에서 법인화 반대 운동을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 새내기는 “마음으로만 법인화 반대를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집단행동을 하니까 자신감이 생긴다”며 행동의 중요성을 지적했고, 어떤 새내기는 “칠레에서도 정부의 교육 재정 삭감 결정에 항의해 80만 명이 거리로 나와 좌절시킨 경험이 있다”며 싸운다면 승리할 수 있다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투쟁의 중요성

부산대 김종현 총학생회장은 부산·경남 지역 국공립대학, 전국 국공립대학과 연대 투쟁과 6월부터 시작하는 부산대 총장 선거 대응을 강조했다.

부산대 총장 선거에서는 법인화가 주요 쟁점이 될 것이고, 이를 이용해 투쟁을 조직할 필요가 있다. 전국적인 연대 투쟁도 중요하다. 법인화가 정부의 정책이고, 전국 주요 국립대학 총장들도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법인화법이 통과됐지만 서울대 총학생회와 학내 단체들이 더 적극적으로 투쟁에 나선다면 전국적인 투쟁에 큰 자신감을 줄 것이다.

아울러, 여전히 법인화의 문제점에 대해 선동하고 주장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이런 질문들이 여전히 남아 있다. “대학의 경쟁력이 강화돼야 하는 것 아닌가”, “법인화가 되면 기초학문 분야만 문제가 되는 것 아닌가”, “서울대 법인화법이 통과된 마당에 투쟁이 의미가 있을까”, “왜 법인화가 학생들만이 아니라 교수, 교직원 모두의 문제인가” 등. 법인화 반대 운동이 이런 질문에 분명한 주장을 내놓고 학생들을 설득할 필요가 있다.